입으란 건지 벗으란 건지…영국, 여학생 부르카 착용금지 논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영국에서 이슬람 여학생의 부르카 착용을 학교 재량에 따라 금지시킬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영국 내 무슬림들의 큰 반발이 예상된다.

英 교육부, "학교 자율로 금지 가능해"
정부는 발뺐지만 사실상 금지에 방점
무슬림들의 거센 반발과 논란 예상돼

19일(현지시간) BBC는 이날 니키 모건 영국 교육장관이 런던의 한 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런 방침을 밝혔다고 전했다. 모건 장관은 "정부가 나서서 어떤 옷을 금지시킬 수는 없다. 각 학교가 알아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정부가 나서서 이슬람 여학생의 복장 문제에 대한 지침을 내리지는 않은 것이다.  이 문제를 공식화할 경우 예상되는 무슬림의 반발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자율 금지 허용이라는 애매한 형태로 부르카 착용에 대한 불편한 시선을 담은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기사 이미지

이슬람 여성들이 착용하는 다양한 의상들 [중앙포토]

이날 영국 교육부는 증오대처교육 웹사이트도 개설했다. 웹사이트에는 교사들이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인 이슬람국가(IS)에 빠질 위험에 있는 학생들에 대해 당국에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의 지침도 담겼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지금까지 800여명이 넘는 청년이 IS에 합류했고, 이중 400명 정도가 귀국했다. 인질을 살해하는 동영상이 종종 등장하며 '지하디 존'으로 불리던 악명높은 대원 무함마드 엠와지도 영국인 대원이었다.

부르카나 히잡 착용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영국의 이웃 프랑스는 공무원 등 공공기관 근무 직원은 직장에서 종교적 표시를 드러내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공공장소에서는 눈만 내놓고 얼굴 전체를 가리는 니캅이나 눈 부위까지 망사로 덮어 몸 전체를 가리는 부르카 금지법이 2011년 제정돼 시행 중이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