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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에 피폐해진 시리아 마을, 동영상으로 보니 '끔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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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국제적십자사 제공]

시리아 반군과 친정부군의 대치 속에 봉쇄된 마을 시리야 마다야에 4개월만의 구호물자가 도착했다. 국제적십자사는 11일(현지시간) 유엔·적신월사(Red Crescent) 등 구호단체와 함께 마다야를 포함한 시리아 마을 세 곳에 구호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마다야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25㎞ 떨어진 산악 마을이다. 지난해 7월 반군에 장악되고 친정부군이 주변을 봉쇄한 이후로 외부로부터 물자가 거의 반입되지 않았다. 구호품 전달은 지난 10월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뉴욕타임스는 이곳 주민 주민 4만여 명이 그 동안 개·고양이·당나귀 등 동물을 잡아먹고 풀죽을 끓여 마시며 연명했다고 보도했다. 영양실조로 얼굴이 앙상해진 탓에 이웃의 얼굴조차 알아보지 못할 정도다.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진은 지난 12월부터 병원 한 곳에서만 아기 6명을 포함해 28명의 주민이 아사했다고 밝혔다.

기아영상

해외 언론은 구호 물자를 맞이한 마다야 주민들의 생생한 모습을 전했다. 로이터는 구호물자를 기다리던 주민들이 물품을 실은 트럭이 도착하자 안도감에 환호성을 질렀다고 보도했다.

탈출을 기대하며 마을 문 앞에 서 있던 교사 사피야 고슨은 AP통신의 기자를 향해 "이곳에서 나가고 싶다. 마다야엔 아무 것도 없다. 물도, 전기도, 연료도, 음식도 없다"고 절규했다. 한 소녀는 국제적십사자 직원을 보자마자 "음식을 가져왔느냐"고 애타게 물었다. AP통신에 따르면 11일 마다야에 전달한 식량은 약 한 달치다.

국제적십자사 시리아대표단의 마리앤 가서 단장은 이번 구호품 전달이 "아주 긍정적인 발전"이라고 평하면서도 "구호품 지급이 이번 한 번으로 끝나선 안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구호물자 영상

그는 "이곳 외에도 시리아 전역에서 약 40만 명이 봉쇄된 마을에 거주하고 있다"며 "구호단체는 그들에게 접근해 물자를 나눠줄 권한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준 기자 lee.kiju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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