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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값보다 가성비 … 영토 넓히는 중저가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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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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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저가폰 시장이 커지면서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스마트폰들이 인기다. 출고가 15만4000원으로 ‘초저가폰’으로 불리는 화웨이 Y6는 지난해 12월 출시된 지 16일 만에 1만대 이상 판매됐다. 3일 오후 서울 종로의 LG유플러스 매장에서 소비자가 화웨이 Y6 구매를 문의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설현폰’으로 돌풍을 일으킨 SK텔레콤 ‘루나’에 이어, 올해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중저가 스마트폰의 인기가 계속될 전망이다.

화웨이 Y6 16일 만에 1만대 팔려
폴더폰보다 싼 15만원대가 매력
SKT ‘설현폰’ 루나 돌풍 일으키자
삼성 갤럭시J7, LG클래스도 나와

 화웨이가 LG유플러스를 통해 지난달 16일 단독 출시한 저가폰 Y6가 16일 만에 1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Y6는 출고가가 15만4000원으로 웬만한 구형 폴더폰보다 저렴한 가격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저렴한 가격에 비해 성능은 30만~40만원대 중가폰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5인치 HD디스플레이와 1GB(기가바이트) 램과 8GB 내장메모리가 탑재됐고, 후면카메라 800만 화소, 360도 파노라마 촬영 기능, 스마트 얼굴인식 기능 등이 포함됐다. 특히 와이파이가 되는 집안에서는 070 인터넷 전화와 스마트폰을 연동해 쓸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Y6는 연말연시 부모님이나 청소년 자녀용 선물로 하기에 적당한 사양이라는 평이 많다. 실제로 LG유플러스의 분석에 따르면 Y6 구매자 중 절반이 2만원대 저가 요금제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데이터 사용량이 많지 않은 10대 청소년이나 장년층 이상에서 인기라는 뜻이다.

 Y6 외에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저가폰 시장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이 스마트폰 이름 값이나 성능 자체보다 합리적인 가격 중심으로 이동하면서다. SK텔레콤이 TG앤컴퍼니와 기획 단계부터 협업해 만든 SKT 전용 단말기 루나가 대표적인 성공 모델이다. 루나는 출고가 44만9900원으로 현재까지 누적 15만대 이상 팔리며 ‘루나 신드롬’을 일으켰다. 아이폰 협력업체인 대만 폭스폰이 생산해 가격 거품을 뺐고, 광고 모델로 인기 걸그룹 멤버 설현을 채택해 마케팅에도 성공했다. 출고가 50만원 미만인 중저가 단말기 중 출시 3개월 만에 15만대 판매를 돌파한 기록은 루나가 처음이다. 80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큰 차이가 없는 사양을 갖추고도 가격이 저렴해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루나 인기가 예상을 뛰어넘자 프리미엄폰 위주로 출시하던 제조사들도 중저가 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KT를 통해 30만원대 갤럭시J7를, LG전자는 지난해 9월 말 LG클래스를 이통 3사를 통해 출시했다. 국내 중저가폰 시장이 커지면서 중국 제조사들의 걸음도 빨라졌다. 레노버는 지난해 10월 걸그룹 하니를 광고 모델로 택한 일명 ‘하니폰’ 레노버 팹플러스로 한국 스마트폰 시장 문을 두드렸다. 국내 정식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간 샤오미 홍미노트2는 해외직구나 구매대행으로 이미 15만원 대에 국내에 유통되고 있다.

 이처럼 빠르게 중저가폰 시장이 자리를 잡은 데에는 2014년 10월 시행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과 지난해 5~6월 이통3사가 출시한 데이터중심 요금제 영향도 크다. 기존에는 보조금을 받고 비싼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게 대세였다면, 이제는 가성비(가격대비성능) 좋은 중저가 스마트폰에 자신의 소비 습관에 맞는 합리적인 요금제를 적절히 조합하는 트렌드가 자리 잡았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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