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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속옷서 드론까지 팔고 … 24시간 영업, 후불 서비스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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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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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된 경험’을 콘셉트로 하는 인천국제공항 3기 면세점이 이달 초 본격 영업에 들어갔다. 위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롯데·엔타스·신세계·신라 면세점. [사진 각 면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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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30일 인천국제공항 내 신세계면세점에서 고객들이 전시된 드론을 살펴보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2시. 한 쌍의 남녀가 드론의 전원을 켜보고 날개가 돌아가는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몸에 부착한 채 촬영하는 ‘액션 카메라’를 테스트해보는 여행객들도 있다. 그 옆에선 조선호텔김치·전복삼계탕·재래김 등 신세계 간편가정식 자체브랜드(PB) ‘피코크’ 식품들을 팔고 있었다. 인천국제공항 보세 구역 안에 있는 신세계면세점의 광경이다. 사업권을 받은 지난해 9월부터 임시 매장을 운영하던 신세계는 이달 초 본격 영업(그랜드 오픈 행사는 없음)에 들어갔다.

[현장 속으로] 인천공항 3기 면세점 찾아가보니

모든 제품 ‘원스톱 쇼핑’하게 대형화
고객 피부 진단, 메이크업도 체험
외항사들 탑승동엔 ‘고급 시계’ 배치
국내 중소기업 제품 전용 매장도

 지난해 2월 사업권을 딴 인천공항 3기 면세점들이 새해부터 본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서는 모양새다. 신라면세점은 이달 15일께 그랜드 오픈 행사를 한다. 롯데는 명품 매장을 정비하고 있어 오는 8월 그랜드 오픈 행사를 하지만 명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매장이 영업 중이다. 엔타스·SM·삼익·시티 등 중소·중견기업 면세점 4개사는 지난해 12월 본격 영업을 시작했다. 인천공항 3기 면세점들은 지난해 9월 1일부터 영업 기간이 개시됐다. 하지만 기존 자리에 확장했느냐 새로 들어왔느냐에 따라 매장 공사와 입점 브랜드 유치에 시간 차가 있어 개점일과 그랜드 오픈 시기가 제각각이다.

인천공항 면세점 중 관심을 끄는 매장은 이달 하순 오픈이 예정된 ‘빅토리아 시크릿’ 매장이다. 미국 유명 속옷 브랜드인 빅토리아 시크릿은 그동안 시드니·두바이·런던 등에 면세 매장을 냈지만, 국내 면세점에는 인천공항이 최초다. 하나투어가 대주주(지분 78.1%)로 있는 SM면세점이 운영한다. SM면세점은 국내 최초로 ‘후불형 예약’ 서비스를 선보인다. 기존의 온라인 면세점은 홈페이지에서 결제를 마치고 공항 내 인도장에서 면세품을 수령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SM면세점의 예약제는 홈페이지에서 ‘찜’해 놓은 상품을 공항 내 면세 구역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바로 받는 방식이다.

 신라면세점은 ‘원스톱 쇼핑’을 콘셉트로 내세웠다. 여객터미널 서편 42번 게이트를 중심으로 화장품부터 향수·주류·담배를 한번에 구매할 수 있는 동선을 꾸민 것이다. 기존에는 신라면세점이 화장품·향수 면허만 있어서 주류·담배류는 판매를 할 수 없었다. 신라면세점은 또 2013년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운영하면서 인기를 끌었던 신라면세점의 자체 시계 편집숍 ‘메종 드 크로노스’도 인천공항에 오픈했다.

 면세점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체험형 매장과 대형화를 들고 나왔다. 온스타일의 뷰티 프로그램 ‘겟잇뷰티’와 협업한 체험형 화장품 매장이 눈에 띈다. 키오스크에서 고객의 피부 타입을 진단해주고 거기에 맞는 화장품을 추천해주는 코너가 있다. 또 계절별로 한류 스타들의 화장법을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소개하는 형식의 행사도 진행한다.

 외항사들이 모여 있는 탑승동 면세 구역 역시 롯데가 새로 운영하면서 변신하고 있다. 그동안 외항사 탑승동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국적기 중심의 여객터미널에 비해 면세점 수익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를 바꾸기 위해 롯데가 꺼낸 카드는 ‘시계’다. 탑승동에 중국 항공사가 많이 있는 것을 감안해 롤렉스·태그호이어·브라이틀링 등 고급시계 브랜드 매장을 전면 배치했다. 또한 젊은 고객들이 좋아할 만한 레고 매장과 국내 최대 전자제품 면세 매장을 만들었다.

 이번 3기 면세점 중에서는 편의점처럼 24시간 영업을 하는 곳도 생겼다. 바로 지난해 12월 7일 오픈한 삼익면세점이다. 삼익면세점은 에스티로더·설화수 등 43개 브랜드가 입점한 화장품·향수 전문 매장이다. 이곳은 지리적 이점을 살려 24시간 영업에 도전한다. 탑승동으로 가기 위한 셔틀 트레인을 타러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앞으로, 여객터미널 정중앙에 위치해 있다. 공유선 삼익면세점 전무는 “잇츠스킨·토니모리 등 유커(遊客·중국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한국 화장품을 앞세워 10%에 불과한 심야 면세점 활용률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엔타스 면세점도 전자담배와 시가 등 남성 고객들의 선호가 높은 기호 품목을 배치했다. 인천공항 면세 구역에는 국산 중소기업 제품 전용 매장 ‘아임쇼핑’도 생겼다. 여객터미널 서편은 시티가, 동편은 SM면세점이 운영한다. 이곳에서는 여행용 ‘고데기’, 메모리폼 목베개 등 국내 중소기업들이 만든 제품들을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판매한다. 시티면세점에는 또 인삼공사의 정관장, 쿠쿠전자의 밥솥 등 해외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브랜드도 판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임대료가 비싸다. 2014년 인천공항 면세사업자들이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낸 임대료는 외부에 정확히 공개되진 않았지만 모두 합쳐 업계 추산 약 6000억~7000억원 선으로 알려져 있다. 면세사업자들의 인천공항 매출액이 2조2000억원가량이니 여기에서 인건비와 상품 매입비, 임대료 등을 내고 나면 적자를 볼 가능성도 꽤 있다. 하지만 인천공항 면세점은 늘 입찰 공고가 나면 경쟁이 치열하다. 이에 대해 면세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출국 고객의 쇼핑 장소로 상징성이 있고, 환승을 하는 중국 고객에게도 면세점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해외 면세점 운영권을 딸 때 인천공항 운영 경험을 높이 쳐 주는 것도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 대기업들이 인천공항 사업권 확보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S BOX] 공항서 아이 젖병 소독, 43번 게이트 앞엔 무료 마사지 기계

흔히 공항에서 할 수 있는 일 하면 비행기 탑승 외에 면세품 구매나 식사 정도만 생각하지만, 인천국제공항에는 다양한 편의시설이 있다. 유아휴게실에서 아기를 돌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외국인을 위한 한국 문화 체험 이벤트까지 있다.

 아기가 있는 엄마들은 유아휴게실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면세 구역과 환승 라운지, 탑승동 등 인천국제공항 곳곳에는 유아휴게실과 어린이 놀이방이 있다. 젖병 소독기는 물론 수유 쿠션, 어린이 장난감 등이 비치돼 있다. 24시간 운영돼 밤낮을 가리지 않고 보채는 아기에게 좋은 쉼터가 된다. 이용은 무료다.

 급한 업무를 처리하거나 서류를 인쇄해야 하는 경우에는 여객터미널 면세 구역 내에 있는 인터넷 라운지에서 인터넷을 쓰거나 서류 인쇄 등을 무료로 할 수 있다. 43번 게이트 앞에 있는 무료 마사지 기계도 환승객과 출국 여객에게 인기다.

 겨울철에도 여름 날씨인 국가를 방문하는 여행객을 위한 외투 보관 서비스도 빼놓을 수 없다. 대한항공(일반석부터)은 3층, 아시아나항공(비즈니스 이상만)은 지하 1층에서 무료로 일주일간 외투 보관이 가능하다. 타 항공을 이용하더라도 하나투어 인터넷 회원(50% 할인), 제주항공 여객(3000원 할인), 비자카드 시그니처 사용자(본인과 동반 1인 무료) 등의 경우에는 할인 혜택이 있으니 출발 전 꼼꼼한 인터넷 검색은 필수다. 외투 보관 서비스의 정가는 일주일 기준 1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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