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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헬기’로 섬 환자 1시간만에 이송…원광대병원 전천후 응급센터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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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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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원광대병원은 내년부터 ‘닥터헬기’를 운영한다. 사진은 전남 낙도·오지에 사는 환자를 실어 나르는 목포한국병원의 ‘에어 엠블런스’. [프리랜서 오종찬]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는 전북 서북단의 끝 섬이다. 군산에서 70㎞ 정도 떨어져 있어 뭍에 나오려면 2시간 가량 배를 타야 한다. 그나마 배는 평일엔 하루 1회, 주말엔 2회 왕복 운항을 한다. 주민 400여 명 가운데 중증질환자가 발생하면 응급센터가 있는 익산 원광대병원까지 5~6시간을 가야한다. 때문에 응급을 요하는 심장병·뇌졸중 등은 ‘골든타임’을 놓치기 쉽다.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최적시간인 골든타임은 심장병 1시간, 뇌졸중 3시간, 외상 2시간이다.

전북권역 외상센터 2017년 개소
중증 환자 365일 언제든 수술 가능

 전북에는 어청도 같은 유인도가 25개 있다. 이들 중 보건지소나 진료소가 설치된 섬은 9개에 불과하다. 유택수 전북도 보건의료과장은 “전북은 남~북 175㎞, 동~서 95㎞나 되고 도서·오지가 많아 전체 지역의 40%는 의료기관 접근이 어렵다”며 “위급한 환자는 해경 함정이나 소방 헬기에 도움을 요청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병원을 가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200만 전북도민을 위한 전천후 응급센터가 원광대병원에 들어선다. 차량사고 부상자나 심근경색·뇌졸중 등 중증환자를 24시간 수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의료시설이다. ‘날아다니는 응급실’로 불리는 ‘닥터헬기’도 운영된다.

 원광대는 29일 “보건복지부의 심사와 세 차례 평가를 거쳐 선정된 전북권역 외상센터를 2017년에 개소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로부터 80억원의 시설비와 연간 7억~27억원의 운영비를 받아 365일 최적의 치료가 가능한 시설과 장비·인력을 갖추는 사업이다. 교통사고나 추락 등에 따른 중증 외상환자가 발생하면 언제든 응급수술을 할 수 있도록 외과와 흉부외과·정형외과·신경외과 전문의를 24시간 상주시킨다. 응급의학과와 마취과·영상의학과 의사도 대기한다.

 외상센터는 전국적으로 13곳이 지정돼 있다. 가천길병원(수도권)과 원주세브란스(강원), 단국대병원(충남), 전남대병원(광주), 목포한국병원(전남), 울산대병원(울산) 등 6곳은 현재 센터 문을 열고 운영 중이다.

 원광대병원은 내년 중 닥터헬기도 도입한다. 국비 21억원과 지방비 9억원 등 30억원이 들어가는 닥터헬기는 재해·재난 사고로 인한 외상환자 발생 신고가 들어오면 의사를 태우고 5분 내 출동한다. 헬기는 인공호흡기와 산소통·초음파진단기 등 20여 개의 장비를 싣고 다닌다. 심정지 환자의 가슴을 압박해 혈액을 순환시켜 주는 자동흉부압박장비와 호흡강제 장치인 백 밸브 마스크, 출혈성 쇼크방지 장비도 갖춘다.

 닥터헬기는 5~6시간 걸리던 도서 지역의 환자 이송을 1시간 내로 단축하게 된다. 전남권역 외상센터를 운영하는 목포한국병원의 경우 1년에 180여 명의 응급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최두영 원광대병원장은 “전문인력 양성과 통합진료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미흡한 응급처치 때문에 생명을 잃는 예방가능사망률을 현재 35%에서 선진국 수준인 20% 미만으로 낮추겠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ds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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