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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은 날카로운 질문, 107은 궁색한 답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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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제37기 왕위전 본선리그 제21국
[제7보 (99~120)]
白.金主鎬 3단 | 黑.安祚永 7단

대마불사란 말은 백번 옳다.냉정한 현실론이고 수많은 실전이 증명한다. 전보 백△로 공격했으나 흑 대마는 101~105까지 의외로 쉽게 살아버렸다.

흑 대마가 사는 동안 백이 얻은 것.그것은 중앙 쪽에서 하변 쪽으로 길게 내려선 백의 기둥과 백△, 그리고 마지막으로 104의 튼튼함일 것이다.즉 백은 강력한 세력과 두터움을 얻었다.

그러나 이 두터움은 의외로 쓸 곳이 별로 없다. 집짓기라면 몇집 안되고 그대로 굳으면 가죽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흑이 좌하를 ▲로 굳히면서 대마를 방치했던 전략은 성공한 것 아닐까. 이제 상황은 백도 은근히 다급해진 그런 국면이 아닐까.

이런 생각 속에서 하회를 기다리는데 金3단이 106으로 파고든다. 흔한 응수타진. 그런데 이상하게도 安7단이 영 응수를 못한 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세력을 제대로 이용하는 적시의 응수타진이다. 응수가 괴롭다."(임선근9단)

'참고도1'처럼 흑1로 받는 게 잘 알려진 응수법. 그러나 지금은 백2, 4, 6으로 바로 수가 난다. 귀살이는 사실 별 것 아니다. 다만 이렇게 백이 안방살림을 차리고 나면 외곽의 흑 전체가 곤마가 되고 그때는 백세력이 더욱 맹위를 떨치게 된다.

'참고도2'를 보자. 백2, 4와 같이 두는 수는 본래 흑5의 치중수로 그만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지금은 주위의 백이 워낙 강한 탓에 10의 젖힘이 선수가 돼 12까지 살아버린다.

安7단은 장고 끝에 107의 응수를 택했는데 이때 金3단이 멋진 사석전법을 발동시켰다. 귀를 내주면서 112, 114, 118등을 얻어내 중앙을 크게 틀어막은 것이다.

그리고 선수를 돌려 120으로 향했는데 이 수가 또한 A의 약점을 자극하는 급소. 오늘 金3단은 비급이라도 터득한 듯 펄펄 날고 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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