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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26만 명 이용…출범 10년, 외교부 영사 콜센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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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사콜센터는 1년 365일 24시간 운영하기 위해 매일 4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사진 외교부]

지난해 7월 50대 남성 A씨가 일본 중부 산악지대인 ‘중앙 알프스’에서 홀로 등반을 하고 있었다. 해발 3000m 넘는 곳에서 갑자기 넘어진 뒤 팔과 다리를 다쳐 거동이 어려워졌다. A씨는 곧바로 휴대전화를 꺼내 외교부 영사콜센터(02-3210-0404·영사영사)에 연락했다. 영사콜센터를 통해 사고를 접수한 나고야 총영사관은 일본 경찰과 공동으로 20시간 만에 A씨를 무사히 구조했다.

1월부터 파리 여행객에 테러 경보 문자 보내

로밍폰을 들고 해외에 나간 경험이 있다면 다들 알 것이다. 전원을 켜는 순간 영사콜센터에서 보낸 문자메시지가 뜬다. A씨에게 이 메시지는 생명을 구한 은인이었다. 해외에서 위급한 일을 겪은 우리 국민이 영사콜센터에 도움을 요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005년 첫해 5만 명 선이던 이용자가 지난해 26만 명을 넘어섰다. 올해로 문을 연 지 10년이다. 프랑스 파리 테러가 발생한 지난달 14일엔 오전에만 상담 전화가 100건 이상 몰렸다. 영사콜센터 이상일 팀장은 “평소 주말보다 4∼5배 이상 많은 문의전화였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때는 300건이 넘었다”고 말했다.

영사콜센터는 올 1월부터 프랑스 파리로 떠난 여행객들을 상대로 ‘대테러경보’ 문자 메시지를 해왔다. 국제 동향을 파악해 보니 파리 지역에서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서였다. 지난 10월엔 국가별 맞춤 안전정보를 시작했다.

영사콜센터는 24시간 문을 연다. 외국에서 벌어진 사건·사고를 접수한 상담사들은 이를 재외공관에 알린다. 영어·중국어·일본어·프랑스어·스페인어·러시아어 등 6개국 언어로 3자 통화도 가능하다. 그래서 현지인과 말이 통하지 않아 벌어지는 어려움도 해결할 수 있다. 올 8월 프랑스 여행 중 의식을 잃고 응급후송된 B씨는 통역 서비스를 통해 큰 어려움 없이 병원을 나왔다.

외국에서 지갑을 잃어버렸거나 도난당해 돈이 필요할 때는 영사콜센터의 신속해외송금제도를 이용하면 된다. 국내의 가족이나 지인이 외교통상부 계좌로 입금하면 재외공관이 여행객에게 전달한다. 한번에 3000달러까지 보낼 수 있다.

영사콜센터는 2004년 이라크에서 고(故) 김선일씨가 피살된 뒤 재외 국민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만들어졌다. 매년 5~6회 외국 정부도 영사콜센터를 견학한다. 지난해 9월 영사콜센터를 출범시킨 중국도 우리의 시스템을
벤치마킹했다고 한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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