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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리더는 열심히, 능동적으로 듣는 사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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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9호 21면

소울사이클은 실내 자전거를 이용해 개인별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피트니스 업체다. 지난해 38개 지점에서 1억1200만 달러의 매출을 거뒀고 내년 뉴욕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다. 데이비드 베컴·레이디 가가·톰 크루즈 등 헐리우드 유명인이 애용하는 곳으로도 알려져있다. 소울사이클의 최고경영자(CEO) 멜라니 웰란(38·사진)은 “훌륭한 리더는 잘 듣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경영자로서 첫 번째 역할은 무엇이었나. “스타우드 호텔을 그만두고 미국 저가 항공사인 버진 아메리카 출범을 돕던 시절, 피트니스 센터 에퀴녹스의 CEO인 하비 스페박을 알게 됐다. 그는 자신의 회사에서 일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나는 사업개발팀에서 3명의 부서장을 총괄하는 직책을 맡게 됐다. 그들은 나보다 훨씬 더 많은 경험을 갖고 있었다. 그곳에서 1년 여를 보내고 나니 다양한 측면에서 사람을 관리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내 역할이 먼저 각 부서가 진행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익히고 난 후 ‘우리의 목표는 이것이고, 지금은 저것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야 기존 사업에 새로운 가치를 더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현업 부서에서는 나를 협업하는 동료로 인식하고 있었다. 부담없이 생각을 주고받고 서로가 생각하는 문제점은 무엇인지 의견을 나누는 것을 내 역할로 본 거다. 각 부서에서는 매일 그들의 업무를 보고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사업에 책임과 권한을 갖기를 원했다. 나는 점차 나아갈 바를 내가 제시하는 것보다 그냥 질문을 던지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질문을 통해 기존 사업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이후 현업 부서와 나의 관계는 매우 생산적으로 변했다.”

 -당신의 리더십은 어떻게 발전하고 있나. “내가 지금 깨닫고 있는 것은 사람들의 말을 정말 열심히, 능동적으로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훌륭한 리더는 이야기를 잘 듣는 사람이다. 나는 조직이 어디로 가야할 지 목표를 제시하는 역할만 하고 직원들이 그 목표를 이뤄낼 수 있도록 충분한 권한을 주려고 노력했다. 나는 각 조직의 부서장이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그들에게 줄 수 있는 또 다른 가치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다. 잘 듣기 위해서는 질문을 정말 많이 해야 한다. 그리고 정말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 답변을 들으면서 다음 질문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 다른 생각을 하면서 이야기를 들어서도 안 된다. 상대의 답변 속에 당신이 궁금해 할 질문이 적어도 3가지는 들어있을 것이다. 그리고 상대가 답변을 한 후에는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지속시켜야 한다. 몇몇 사람들은 질문에 대답한 뒤 또 다른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나는 직원들에게 ‘빈 양동이 회의(Empty bucket session)’라는 것을 훈련시킨다. 문제점에 대한 사실관계를 이야기하고, 문제를 해석하고, 그것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회의 방식이다. 문제의 밑바닥까지 파헤쳐 그와 관련된 모든 것을 꺼내놓지 않으면 결코 해결책을 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기초가 잘 잡혀있지 않고 문제점이 이곳저곳에 분산돼 있다면 훌륭한 기업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당신은 어떤 사람을 채용하나. 어떤 질문을 하는지도 궁금하다. “면접에서 첫 질문으로 ‘당신의 배경에 대해 설명해보라’고 한다. 그 질문으로 어떤 대화든지 풀어갈 수 있다. 상대방과 대화하는 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훌륭한 질문이기도 하다. 상대방이 직설적이고 답변을 축약해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인지,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을 좋아하는 이야기꾼인지, 아니면 다정다감한 사람인지 알 수 있게 하는 질문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자신의 직업이나 이직을 결정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는지를 듣는다. 상대방이 어떤 것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하는지, 어떤 것을 성취하려고 하는지, 또 어떤 방식으로 상황을 인식하고 있는지 알려주기 때문이다. 그 이후엔 몇 가지 주제를 골라 더 깊은 이야기를 물어본다. 나는 ‘나’와 ‘우리’를 구분해서 듣는다. 그리고 팀이 성과를 끌어내는 과정에서 개인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했는지 상세히 물어본다. 면접에서 내가 하는 마지막 질문은 ‘나에게 질문할 것이 있나’하는 것이다. 그것은 지원자가 우리 회사의 목표에 대해 얼마나 잘 연구했는지, 얼마나 호기심을 갖고 있는지를 알게 해준다. 그리고 지원자의 질문이 가식적으로 느껴지는지, 진솔하게 느껴지는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리=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애덤 브라이언트 뉴욕타임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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