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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팀쿡의 애플, 장기 투자자에 '이사회 추천권'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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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쿡 [사진 중앙포토]

팀쿡의 애플이 또 한 번 '다른 선택'을 했다. 지난해 대화면 아이폰을 채택하며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잡스와 확연히 다른 길을 가기 시작한 팀쿡이 이번엔 장기투자자들에게 이사회 멤버를 추천할 수 있는 권리를 주기로 했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애플은 주주가 직접 이사회 멤버를 추천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정관개정을 했다. 애플이 이사회 멤버 추천권을 주는 대상은 3년 이상 지분 3% 이상을 보유한 투자자들이다. 애플은 이사회 멤버 가운데 20%에 달하는 1명을 주주가 직접 추천할 수 있도록 했다. 애플 이사회 추천권에 접근하기 위해선 약 180억 달러, 우리 돈으로 21조원대의 주식을 보유해야 한다. 해외 주식 투자를 많이 하는 국민연금조차도 애플 주식의 0.06%(약 4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애플의 이번 정관 개정으로 주주 추천권이 행사될지는 미지수란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이 같은 애플의 '개방'정책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의결권자문기구인 ISS 역시 애플의 변화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패트릭 맥건 ISS 특별자문위원은 "애플이 보여준 이번 기준이 다른 기업들의 이사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 연금은 주주권 강화를 요구하면서 기업들에게 이사회 후보 추천권을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 등 미국 50여 개 기업들이 이미 이사회 추천권을 주주들에게 개방한 바 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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