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맞춤형 수중·로봇 재활치료 산재 환자 사회 복귀 앞당긴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은 무중력 상태에서 관절 운동을 하는 보행 재활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조선소에서 근무하다 허리디스크가 발병한 임모(36)씨. 두 번의 수술 후에도 재발해 척추고정술까지 받았다. 재활치료를 위해 선택한 곳은 근로복지공단 창원병원. 그동안 재활치료를 받았지만 호전되기는커녕 통증 부위만 커져 두려움이 컸다. 하지만 그의 걱정은 기우였다. 일반적인 전기·물리치료 대신 맞춤형 운동치료를 꾸준히 받았더니 건강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졌기 때문이다. 창원병원 정규영 재활의학과장은 “환자의 신체 상태에 따라 산업재해를 당하기 이전의 신체 운동 및 작업수행능력 평가를 거쳐 사회·직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근로복지공단 직영병원 선진 의술

근로복지공단 직영병원의 재활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환자의 신체 상태에 따라 맞춤재활을 진행한다. 산업재해 근로자는 사회·직장으로의 복귀가 가장 시급한 문제다. 산재 환자가 병원에 오면 주치의 및 재활의학과 전문의, 재활치료사, 사회복지사 같은 전문가가 모여 팀 평가회의를 진행한다. 치료계획을 수립하고 맞춤형 재활서비스를 제공한다.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김영범 재활의학과장은 “환자 개인의 건강상태와 재활 목적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을 설계한다”며 “환자의 기능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설명했다.

 근로복지공단은 태백·창원·인천·동해·안산·순천·화성·정선·대전·대구 등 전국 10곳에 직영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7개 병원에 재활전문센터가 설치돼 있다. 각각 근골격계 환자의 맞춤운동 프로그램, 절단·마비 환자의 통합재활훈련, 직업 복귀를 위한 직업능력 강화 프로그램 같은 맞춤치료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인천병원 양유휘 병원장은 “초기 치료와 의료 재활뿐 아니라 심리재활·사회복귀 훈련으로 환자가 사회와 직장에 조기 복귀할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 포괄적인 치료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인천·대구병원에서는 뇌졸중 환자 등을 대상으로 부력·수압 같은 물의 특성을 이용해 수중재활치료를 진행한다. 다리가 불편한 환자에게는 로봇보행기 장치를 착용시켜 하지 재활 효과를 높인다.

물속에서 치료사와 일대일 재활훈련

선진 재활시스템 중 하나가 수중재활이다. 특히 인천병원은 길이 25m, 레인 5개의 수중운동 풀(pool)을 비롯해 수중치료·수중이완·와류 풀을 갖췄다. 수중운동 공간에는 수중 자전거·트레드밀(러닝머신) 기구가 있어 하중의 부담 없이 근력과 평형감각, 심폐지구력, 관절운동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수중치료 공간에서는 전문 치료사가 일대일로 환자를 돕는다. 마사지는 물론 스트레칭과 지압으로 근육과 골격의 운동능력을 회복시키는 데 집중한다. 양 원장은 “수중재활치료는 뇌졸중, 외상성 뇌손상 같은 다양한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효과가 탁월하다”고 말했다.

 재활의학의 최신 트렌드인 로봇재활도 시행한다. 중추신경계 손상에 따른 하지·편마비, 소아뇌성마비 환자 등을 대상으로 하지 로봇 보행기를 활용한다. 보행 능력을 평가해 하지에 실리는 체중량, 보행 속도를 조절해 맞춤 재활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가상현실 시스템과 연계해 보다 재미있고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다.

산재 의료재활 프로그램 표준화 연구

진료뿐 아니라 연구도 직영병원의 몫이다. 현재 인천병원은 서울대병원과 합동 진료·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아급성기(급성기 치료 후 안정된 상태)의 재활 역량을 강화해 급성기-아급성기-회복기로 이어지는 단계별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로봇·수중재활 같은 고난도의 선진 재활 프로그램도 만들어 임상에 활용할 예정이다. 산재 의료재활에 대한 표준화 작업을 거쳐 산재보험에 반영하고, 나아가 민간 병원에 보급하는 게 장기 목표다.

 근로복지공단 직영병원은 산재 환자뿐 아니라 지역 주민의 주치의 역할을 한다. 예컨대 대전병원은 응급실 운영으로 지역 주민의 급성기 치료 및 응급수술이 가능하다. 창원병원의 경우 소화기(내시경), 욕창, 치질, 통증 같은 전문 클리닉과 최신 의료장비 등 인프라를 잘 갖췄다. 특히 진료·처방 중심에서 관리·예방 중심으로 변하는 의료환경에 대응한다. 공단 이재갑 이사장은 “지역 주민 및 근로자 건강검진 같은 산업보건사업을 강화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서비스 제공으로 공익적 역할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주민 위한 전문 진료과 운영”

[인터뷰] 근로복지공단 이재갑 이사장


근로복지공단 병원이 산재 환자·지역민을 아우르는 공공의료기관으로 거듭났다. 근로자의 희망 버팀목이자 지역 주민의 안심 주치의 역할을 수행한다. 근로복지공단 이재갑(사진) 이사장에게 직영병원의 역할과 비전을 물었다.

-근로복지공단 병원을 소개한다면.

“근로복지공단은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산재보험 사업을 진행한다. 그중 하나로 1977년 태백병원을 개원한 이래 전국에 10개 직영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주요 산업단지 및 낙후 지역에 설립돼 산업재해 환자, 지역 주민을 위한 공공병원 기능을 수행한다.”

-최근의 변화상을 알려준다면.

“직영병원의 비효율성을 최대한 줄이는 대신 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 시설·장비를 현대화했다. 산재 환자의 치료에서부터 직장·사회 복귀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반 환자를 위한 전문 진료과를 특화했다.”

-산재 환자를 위한 특화 서비스가 있다면.

“대구병원의 ‘산재 근로자 직업 복귀 지원시스템’은 국제적으로 호평받은 프로그램이다. 공단이 산재 근로자 중 재활로 직업 복귀가 가능한 사람을 발굴해 직무분석을 한다. 결과에 따라 맞춤형 재활훈련을 진행한다. 산재 환자가 다친 부위의 노동력을 회복하면 의사는 직업 복귀 소견서를 발급한다. 이를 토대로 재활 전문가가 직접 환자의 일터를 찾아 복직을 돕는다.”

-지역민 대상의 진료 서비스 확대 방안은.

“척추센터와 심혈관·소화기·신경통증 클리닉, 내분비내과 같은 전문 진료과를 운영한다. 일반인도 누구나 전문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직영병원 7곳의 재활전문센터는 특화된 재활진료로 환자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앞으로는 급성기 치료 기능을 보다 강화해 아프면 누구나 믿고 찾을 수 있는 병원을 만들 것이다.”

사진=근로복지공단 제공

[인기기사]

·퇴장방지의약품 최다 보유한 제약사는? [2015/12/21] 
·서울역 차병원 난임센터 21일 개원 [2015/12/21] 
·삼성, 바이오로직스 3공장 첫 삽…“3년 내 세계 최고 될 것” [2015/12/21] 
·강동경희대병원장에 정형외과 김기택 교수 임명 [2015/12/21] 
·‘청소년 척추측만증’ 효과 높은 수술법 증명 [2015/12/21]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위 기사는 중앙일보헬스미디어의 제휴기사로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중앙일보헬스미디어에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