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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사자성어 '혼용무도'… "어둡고 용렬한 리더십을 비판" 선정 이유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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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사자성어 혼용무도 [사진 교수신문 제공]

올해의 사자성어 혼용무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세상이 온통 어지럽고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는다’는 의미의 ‘혼용무도(昏庸無道)가 꼽혔다. 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 후보 5개를 놓고 교수 88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59.2%인 524명이 ‘혼용무도’를 택했다고 20일 밝혔다.

혼용무도는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인 혼군(昏君)과 용군(庸君)을 함께 이르는 ‘혼용’과,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음을 묘사하는 논어의 ‘천하무도(天下無道)’의 ‘무도’를 합친 표현이다. 혼용무도를 추천한 이승환 고려대 철학과 교수는 “연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온 나라의 민심이 흉흉했으나 정부는 이를 통제하지 못하고 무능함을 보여줬다. 중반에는 여당 원내대표에 대한 청와대의 사퇴압력으로 삼권분립과 의회주의 원칙이 크게 훼손됐고, 후반기에 들어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국력의 낭비가 초래됐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 교수에 따르면 혼용무도의 표본은 진나라를 단명하게 한 2대 황제 호해(胡亥)다. 호해는 1대 황제인 진시황이 갑자기 병사하자 환관 조고가 유서를 조작해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 아버지의 그릇에 미치지 못하면서 포악하고 잔혹한 통치술만 흉내 내다가 4년 만에 반란이 일어나자 자결했다. 이로 인해 진나라는 최초로 중국을 통일한 이후 15년 만에 멸망하게 된다.

이와 반대로 당나라의 2대 황제 태종은 도리를 지키며 세상을 밝힌 '유도명군(有道明君)'이다. 태종은 아버지가 세운 당나라를 안정시키기 위해 무력이 아닌 문의 정치, 덕의 정치를 선택했다.교수 설문조사 결과 '겉은 옳은 것 같으나 속은 다르다는 뜻'의 '사시이비'(似是而非)가 응답자의 14.6%, ‘못의 물을 모두 퍼내 물고기를 잡는다’는 의미의 '갈택이어'(竭澤而漁)가 응답자 13.6%의 지지를 받았다.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매년 교수 설문조사로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하고 있다.

올해의 사자성어 혼용무도
온라인 중앙일보
올해의 사자성어 혼용무도 [사진 교수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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