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영국 내년에 브렉시트 국민투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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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P=뉴시스]

내년이면 영국이 유럽연합(EU) 잔류 여부가 결정날 듯하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18일 “어려움이 있을 것이고 많은 어려운 일들이 있겠지만 2016년이 영국의 EU와 관계를 근본적으로 변경하고 영국민들의 EU 회원국 지위에 관한 우려들을 마침내 해결할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양일 간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영국의 EU 잔류 여부(Brexit·브렉시트) 위한 협상을 벌이고 난 후다. 그는 협상 자체에 대해선 “좋은 진전을 이뤘다. 우리가 제시한 중요한 개혁들에 관한 합의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갔다”고 했다.

캐머런 총리는 EU와의 재협상 결과를 2017년말까지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공약해 왔다. 최근 EU에 요구 조건을 제시하기도 했다. 국내 EU회의론자들의 요구 수준보다 상당히 낮은 내용들이다. 하지만 EU에선 난색을 표했다. 특히 EU 시민권자에게 4년 간 복지 혜택을 주지 않겠다는 것을 두곤 폴란드·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들은 수용 불가를 외쳤다. “차별금지와 이동의 자유란 핵심 유럽의 가치에 반할 수 있다”고 봐서다.

영국의 잔류를 강하게 바라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우리는 타협할 준비가 돼 있음을 매우 분명하게 말했다”면서도 “본질적으로 다뤄져야 할 일이 있다”고 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도 “유럽의 원칙들, 유럽의 법규들과 유럽 합의들은 존중돼야만 한다”고 말했다.

캐머런 총리로선 내년 2월 EU 정상회의에서 결론을 내길 바란다. 내년 여름 국민투표를 위해서다. 영국 언론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민심이 어디로 흐를지 몰라서 캐머런 총리로선 국민투표를 2017년까지 미룰 수 없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9월 치러진 스코틀랜드 독립 주민투표도 2년 가까운 찬반 운동으로 선거 막판 여론조사에선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으로 나왔었다. 결국은 독립 반대 의견이 10% 포인트 앞섰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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