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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잡이 금지 조치…북가주 항구 썰렁

미주중앙

입력

해마다 11월 중순 이후면 게잡이 어선으로 북적이던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이 올해는 한산하다. 게잡이 통발은 가지런히 정리된 채 부둣가에 쌓여있고, 지게차 좌석은 비어 있다. 부두 노동자들도 새벽부터 하릴없이 잡담만 나눌 뿐이다.

요즘 샌프란시스코 45번 부두가 풍경이다. 여느 때 같으면 샌프란시스코 던지니스크랩 잡이가 한창이어야 하지만 해조류의 이상 증식으로 게잡이 시즌이 늦어지고 있다고 LA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독성 조류가 크게 늘었고, 그로 인해 게를 비롯한 갑각류 취식에 비상이 걸린 탓이다.

조류가 품은 신경독인 도모산(domoic acid)으로 인해 게 자체는 피해가 없지만 사람이 미량이라도 먹게 되면 탈이 나거나 정도가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는 게 가주어류야생동물국 측 설명이다. 이로 인해 어류야생동물국은 샌프란시스코 베이 외곽 해안에서의 던지니스크랩 잡이를 금지시켰다.

당국에서는 매주 도모산의 농도를 측정하고 있지만 아직 상업적으로 사용하기엔 부적합한 상태다.

대대로 이 지역에서 게를 잡아 오던 어부들은 피해가 심각하다. 추수감사절 대목은 이미 지났고, 지금 같으면 크리스마스도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다. 45번 부두 주변의 게 전문 식당들은 제철을 맞은 가주산 던지니스크랩 대신 멀리 알래스카에서 게를 공수해 팔고 있지만 그마저도 신통치 않다. 고객들이 독성 조류에 대한 경계로 게는 물론이고 태평양 연안에서 잡은 생선 먹기를 아예 꺼리는 탓이다.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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