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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고령화 사회에서 필요한 건 세대간 소통”

T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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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출산율은 낮아지고, 노인인구는 점점 많아지는 고령화 사회가 되고 있다. 게다가 전쟁 직후 폭발적으로 탄생한 ‘베이비붐’ 세대가 노년층에 접어들어 앞으로 고령화 지수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노인들에 대한 인식은 고령화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부정적이거나 아예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노년층과 청장년층이 어떻게 이 사회에서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까. 그 답을 가지고 있는 곳이 있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서울노인복지센터’다. 이 곳에서 고령화 사회의 해결책을 얻기 위해 관장 희유 스님을 만났다.

-서울노인복지센터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2001년 4월 1일에 개관한 서울노인복지센터는, 서울시에서 만들고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에서 위탁 운영하고 있는 곳입니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60세 이상인 분이라면 누구든지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고, 어르신의 노후를 활기차고 보람차게 만들어 드리는 곳입니다.”

-이 시설을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 대한불교조계종에서는 어떻게 여기를 운영하게 되었는지요.
“오래 전부터 어르신들의 단골 모임 장소인 탑골공원에서 무료급식을 했는데 어르신들이 줄을 이뤘습니다. 그러던 중 88올림픽으로 외국관광객들이 많이 오게 되자, 탑골공원의 이런 모습이 관광객이 보았을 때 좋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 이미지 개선 차원에서 그 역할을 할 서울노인복지센터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복지관을 지은 후 위탁법인으로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선정된 것입니다. 현재 매일 2000여 명의 어르신들께서 저희 복지관의 ‘나눔급식’을 받으러 오십니다.”

-급식을 제공하는 인력은 어떻게 해결하나요.
“바로 ‘배식봉사’입니다. 개인적으로 신청을 해서 참여하기도 하고, 기업에서 단체로 봉사를 오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도움이 없으면 운영되기 힘든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클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어려움이 정말 많습니다. 서울시에서는 하루 260명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하는데, 급식을 위해 복지관을 찾는 어르신들은 2000여 명입니다. 보조금으로는 10% 밖에 충당이 되지 않죠. 그래서 기업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년엔 세월호 참사 후 그 쪽으로 지원이 쏠리며 노인복지를 향한 지원이 줄어들었고, 얼마 전 메르스 사태 때에도 후원이 줄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는 급식비 1000원을 자율적으로 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재정 문제 뿐 아니라 '나도 돈을 내고 밥을 먹는다'는 어르신들의 자존감을 높여드리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죠.”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으로 노래방이 있습니다. 탑골 작은공연장에서 노래방 기계로 노래를 틀면 누구든지 앞에 나가서 노래를 부르고, 구경할 수 있습니다. 또한 댄스·탁구 등의 운동도 있고, 바둑·장기교실도 있습니다. 특히 바둑실은 시설이 굉장히 좋아서 한국기원에서 대회를 치를 정도입니다. 탑골문화예술학교는 3년 과정의 교육을 거쳐 졸업 후엔 재능기부를 할 수 있도록 어르신들을 유도하는 곳입니다. 여기서 재능기부란 예를 들어 중국어 공부를 했다면 인사동이나 안국역 등에서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통역봉사를 하는 것입니다. 영어부터 산스크리트어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언어를 배우는 어르신들의 열정은 요즘 젊은이들보다도 대단합니다. 서울시에서는 현재 독일과 교류하고 있어 독일 청년 두 명이 와서 독일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또한 그 두 명은 촬영을 좋아해서 센터 곳곳을 사진촬영하고 편집하는 역할도 맡고 있습니다."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복지의 중요성을 수업시간에 여러 번 배웠는데, 실제로 이에 대비해 이뤄지는 일은 어떤 것이 있나요.
“요즘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돈이 가장 필요할 나이임에도 퇴직을 해서 문제가 많은 상황이죠. 이런 분을 위해 어르신 취업교육을 하고 있고, 실버 바리스타, 실버 도슨트 등의 직업이 생기고 있습니다.”

-서울노인복지센터의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요.
“앞서 말씀 드렸듯이 이제 베이비붐 세대가 저희 센터를 이용할 시기가 찾아오고 있습니다. 그들은 학력도 높고, 요구사항도 다양하죠. 새롭게 들어오는 베이비붐 세대 어르신들이 기존의 어르신들과 잘 어울릴지도 걱정입니다. 그래서 변화하는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이 저희의 숙제라 생각하고 여러 프로그램들을 시범으로 운영하며 검토하고 있습니다.”

-최근 독거노인에 관련된 안타까운 뉴스를 많이 듣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소년이 가져야 할 자세는 무엇일까요.
“청소년들이 어르신들을 만났을 때 따뜻한 인사 한 마디를 건네는 것부터가 관심의 시작입니다. 특히 혼자 사는 어르신에게는 이웃의 인사 한 마디가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그 분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바로 우리도 언젠가 노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늙지 않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국가에서 알아서 도와주겠지'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나부터 자신의 일처럼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또한, 어르신들은 인생의 지혜가 많아서 배울 점이 많다는 점을 꼭 알고 있어야 합니다. 어르신들의 말씀을 잔소리라고 생각하고 넘어가지 말고, 귀담아 듣고 소통과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죠.”

고령화 사회를 사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어르신들과의 ‘소통’이다. 그리고 소통을 하려면 먼저 ‘관심’이 있어야 한다. “나이 든 사람과는 말이 안 통한다”, “나이 드신 분이라면 이걸 모를 것이다” 등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버리고 마주하는 자세, 이것이 한국이 연령장벽을 허물고 하나가 되는 방법일 것이다.

글·사진=박재원(대일외고 1) TONG청소년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대일외고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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