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특별한 증세 없이 암까지 이어지는 소장질환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사업가 최중호(68, 남)씨는 최근 1년 사이 몸무게가 5kg 이상 빠졌다. 복통도 자주 생기고 구토 증세가 있었다. 목 뒤까지 뻣뻣하고 이명현상도 생겼다. 위장병으로 의심해 동네 병원을 찾지만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 ​최 씨는 “나이 때문인지 환경 탓인지 원인을 알 수 없는 증상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난다”며 “병원 검사를 받아도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서구화되는 한국인 식습관, 소장암에 취약해

음식물을 소화하고 흡수하는 소장은 십이지장, 공장, 회장에 이르는 길고 구불구불한 기관이다. 펼쳤을 때 길이가 평균 6m에 달한다. ​입, 항문과 멀리 떨어져 있어 일반 내시경으로는 접근하기가 무척 어렵다. 문제를 찾아내기 어려운 이유다.

​소장암에는 출혈, 장천공, 식욕부진을 동반한 체중감소 등이 동반된다. 하지만 증세가 나타났을 때는 이미 암이 퍼진 뒤이며, 소장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특별한 증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장질환의 원인에는 크게 가족력적과 환경적 원인을 들 수 있다. 우선 가족력에 소장 관련 질환이 있다면, 소장 질환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가족 중 용종증, 크론병, 셀리악병, 포이츠-에거스증후군, 유전성 비용종성 대장암, 신경섬유종증, 리프라우메니 증후군 등이 나타난 바 있다면 소장 질환에 대비해야 한다.

외적 요인은 식습관을 포함한 생활습관이다. 육류 및 소금에 절인 훈제 음식 등 포화지방 함유율이 높은 음식을 주로 섭취할 때 발생 비율도 높아진다. 서구권이 소장암 발생비율이 높은 것도 생활습관적 요인과 무관하지 않다.

문제는 날로 서구권과 유사한 지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한국인의 생활습관 변화다. 지난 12일 대한비만학회가 발표한 ‘숫자로 보는 우리나라 비만’에 따르면 성인 국민 2명 중 1명은 비만 또는 과체중이고, 5명 중 1명은 복부비만이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소화기센터 박재석 센터장은 “한국인의 식생활이 서구권과 비슷해지면서 비만과 대사성질환 등 서구형 질환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며 “소장암은 소화기 암의 2% 내로 발생비율은 낮지만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여 예방과 검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소장 검사하려면 캡슐내시경·이중풍선내시경 받아야

소장질환은 대부분 성인이 된 이후에 발생하는데, 감각이 퇴화된 성인의 신경은 소장에 발생한 문제를 감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뒷목의 뻣뻣함, 등통증, 이명 등을 호소하는데 원인은 후복강으로 궤양이 침범했기 때문일 수 있다. ​유암종이 발생했을 때는 신경 내 분비세포에서 세로토닌이 분비돼 얼굴과 가슴에 홍조가 생기거나 설사, 기관지 천식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장내 출혈이 시작되면 빈혈이 뒤따를 수 있다. 이처럼 막상 증세가 나타나도 일반인들이 쉽게 감지하기 어려운 뜻밖의 증세이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소장질환 진단은 복부촬영이나 영상의학진단기법 등이 동원된다. 앞선 사례자와 같이 위장내시경이나 대장내시경으로는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소장의 위치가 내시경이 삽입되는 입이나 항문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소장 진단에는 CT 촬영이 선행된다. ​그러나 CT로 해결이 안될 경우 캡슐내시경이나 이중풍선 소장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캡슐을 삼켜 장 운동에 따라 이동하는 내시경이 소장 상태를 촬영하도록 하는 캡슐내시경 기법은 수면, 마취제를 투여하지 않고, 통증도 없다.

​또한 검사자가 일상생활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고, 복통이나 복부팽만감 등의 불편함도 뒤따르지 않아 매우 유용하다. 소장 검사에 특화된 이중풍선 소장내시경은 특수풍선이 장착된 내시경을 소장에 삽입해 전체 소장을 관찰하는 검사 기법이다.

캡슐내시경과 이중풍선 소장내시경은 소장 질환을 발견하는 데 유용하지만 소장 질환 발생률이 일반적으로 높지 않고, 검사 결과를 진단하기가 까다로워 일반 병원에서는 검사 장비 자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검사 기법이 고난이도에 속하는 이중풍선 소장내시경은 일부 대학병원이나 대형병원에서만 가능하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박재석 센터장은 “소장 질환은 위험성에 비해 사전 검사나 예방법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며 “식습관을 개선하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소장 질환 발생을 염두에 둔 사전 검사를 주기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견종합병원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은 최근 동급 의료기관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캡슐내시경과 이중풍선 내시경 장비를 도입해 소화기질환 예방 및 치료에 특화된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인기기사]

·IVI "바이올린 들으며 어린이에게 백신 선물하세요" [2015/12/07] 
·심평원 원주시대 개막…1차 이전 올해 안 마무리 [2015/12/07] 
·갑상선암,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은데... [2015/12/07] 
·내년에 한방치료 보험 상품 출시된다 [2015/12/07] 
·공간의 ‘재분배’…서울대병원, 첨단외래센터 기공 [2015/12/07]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위 기사는 중앙일보헬스미디어의 제휴기사로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중앙일보헬스미디어에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