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전도사’ 나선 IT 공룡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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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유엔 47개국 인권이사회 제17차 세션에서 유엔은 인터넷 접속이 인권에 포함된다고 선언했다. 4년이 지난 현재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은 여전히 인터넷 접속이 어려운 상태다.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유엔으로선 각국 정부나 기업에 인터넷 제공을 강제할 수단이 없었다. 이제 세계 최대의 IT업체 구글과 페이스북이 전 세계에 인터넷을 제공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실시하면서 그 과제를 이어받았다.

구글과 페이스북, 접속 어려운 지역 주민 수십억 명에게 무료로 인터넷 제공하는 프로젝트 시범 운영 개시해

지난 10월 28일 구글은 인도네시아의 3대 무선통신망 공급 업체가 전 세계에 인터넷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시범 운영한다고 자사 블로그를 통해 발표했다. 구글은 지구 성층권에 대형 풍선을 띄워 수십억 명에게 추가로 인터넷을 제공할 계획이다. 공중에 떠 있는 휴대전화 기지국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내년 인도네시아에서 시범 운영될 프로젝트의 이름은 룬 프로젝트다. 영단어 풍선의 룬과 이 프로젝트의 무모함을 모두 뜻하는 중의적인 이름이다.

구글이 인도네시아 게획을 발표하기 몇 주 전,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이 프랑스 인공위성 업체 유텔샛과 협력해 우주 공간에서 인터넷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위성은 현재 제작 중이며 내년 발사될 예정이다. 페이스북은 위성을 통해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 인터넷을 공급한다. 다른 6개 IT업체와 함께 전 세계에 인터넷을 제공하겠다는 페이스북 인터넷닷오그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 프로젝트는 초기 단계부터 비판에 직면했다. 지난 2월 페이스북은 인도에서 인터넷닷오그 서비스를 개시했다가 차후에 이름을 프리 베이직스로 바꿨다. 인도 무선통신업체 릴라이언스 커뮤니케이션이 지원하는 기기를 소유한 사람에게 일부 기능이 제한된 간이 페이스북을 비롯해 뉴스, 건강·일자리 정보 등 일부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인도의 일부 웹서비스 사업자들은 이 프로젝트가 모든 온라인 데이터를 동등하게 제공해야 한다는 망 중립성 원칙을 침해한다며 프로젝트에서 이탈했다.

인터넷닷오그와 달리 룬 프로젝트는 인터넷 접속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그러나 구글은 페이스북과 달리 계획이 실제로 가능한지 입증하지 못했다. 구글에 따르면 전 세계에 지속적인 통신망을 구축하는 데 풍선 300개가 필요하다.

IT업계 관계자 다수는 페이스북과 구글의 프로젝트에 환호하는 한편, 일각에선 그 기업들이 자사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두 기업은 자신들이 인터넷을 제공함으로써 사람들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길 바란다고 말하지만, 막대한 광고 수입을 올리는 두 업체가 이 프로젝트로 새 광고 소비자들을 확보할 것은 분명하다.

두 기업의 프로젝트가 궁극적으로 그들의 이익에 기여하겠지만, 그럼에도 42억 인구에 인터넷을 공급하려는 시도는 교육 소프트웨어·일자리·의료·금융 서비스 등 장기적으로 많은 혜택을 제공할 듯하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세상 사람 대부분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시대가 머지 않아 도래한다.

- 미렌 기다 뉴스위크 기자 / 번역 이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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