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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 폐지 유예에 로스쿨생, 교수 집단 반발 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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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폐지예정이던 사법시험을 4년 더 유지한다는 법무부의 발표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과 교수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전국 25개 로스쿨 중 24곳의 재학생들이 집단 자퇴와 남은 학사 일정을 거부하기로 의결했다. 로스쿨 학생협의회는 4일 “24개 학교에서 임시 학생총회를 열어 이러한 안을 의결했다. 남은 한 곳인 서울시립대 역시 오늘 총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무부가 사법시험 존치 근거로 제시한 여론조사 문항이 편향적이어서 신뢰할 수 없고, 대책은 찾아볼 수 없어 무책임하다”며 “사법시험 존치와 관련한 사회적 갈등을 조속히 마무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대 로스쿨생들은 지난 3일 총회를 열고 학생 전원이 자퇴서를 작성해 학교 측에 제출할 것을 의결(총 345명 투표, 찬성 297명)했다. 박준성 서울대 로스쿨 학생회장은 4일 오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학장실을 방문해 464명의 자퇴서를 취합해 제출했다. 박씨는 “사법시험 폐지를 유예한다는 갑작스런 발표로 로스쿨 제도에 대한 신뢰가 하루 아침에 무너져버렸다. 이것만큼은 무조건 막아야한다는 절박함이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이화여대 등 서울 소재 로스쿨과 지방 로스쿨 재학생들도 집단 자퇴를 의결한 상황이다.

로스쿨 교수들의 반발도 거세다. 전국 25개 로스쿨 원장들로 이뤄진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4일 오후 4시부터 서울 중구의 사무실에서 정부 입장에 대한 대응 성격의 긴급회의를 진행한다. 사법시험과 변호사 시험 등 법무부 주관의 시험 문제 출제를 일절 거부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일부 로스쿨 교수들은 로스쿨 인가 반납하는 초강수를 둬야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법무부는 4일 비공개 기자간담회에서 “관계 부처를 비롯한 여러 기관과 계속적인 논의를 거쳐 법무부의 최종 입장을 결정하겠다”며 “시기를 비롯한 폐지 여부 등 모든 것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밝혔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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