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에는 藥이면서 毒 수출 경쟁력 높은 기업엔 호재”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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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5호 18면

“그들보다 우리가 문제다”.


한국경제개발원(KDI) 거시경제연구부 김지섭 연구위원(사진)은 위안화의 SDR 바스켓 편입에 대해 “우리 수출기업 경쟁력이 어떠냐에 따라 위기도 기회도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국내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에 대한 보고서를 낸 바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위안화가 SDR 바스켓에 편입된다는 의미는.“중국 금리 정책도 국제 금리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중국의 화폐가치뿐 아니라 금리 정책이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지금은 달러 대비 환율을 조작하기 쉽지만 국제 통화가 되면 마음대로 주무르지 못할 것이다.”


-위안화 수요가 늘어날 텐데.“각 국마다 위안화 보유를 늘리는 동기 부여가 된다. 한국에서도 위안화를 쌓아 두고 위안화 표시 자산 수요도 늘어날 것이다. 우리가 중국에 투자할 여지도 커지고 주식·채권 등 구입이 늘어난다.”


-중국 입장에선 환율 조절을 통한 수출 경쟁력 유지가 어렵게 되나.“수출 위주로 경기를 드라이브하지 않고 내수 위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중국과 수출 경쟁을 하는 우리나라 업종들은 유리해질 수 있다. 그렇다고 중국이 무기를 하나 잃은 것만은 아니다. 기축통화가 돼 안정성을 확보하면 환율 대신 통화량을 조절해 수출 경기를 부양할 수 있다. “


-중국의 통화 완화정책 효과가 커지면 한국엔 불리할 텐데.“중국이 통화 완화 정책을 펴면 한국 수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경제에 일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종목은 다소 피해를 봐도 대 중국 수출기업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 통화 완화 정책으로 중국의 내수경기가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출경쟁력만 있다면 악재보다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한국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위안화 강세가 원화 가치에 줄 영향은 현재로선 가늠하기 쉽지않다. 외국인들이 위안화 표시 자산 비중을 높임으로써 우리 자산 가치가 떨어질 수도 있지만 반대로 아시아 국가 통화가치가 동반상승할 수도 있다. 다만 위안화 표시 자산이 원화표시 자산보다 수요가 늘어날 것은 명확하다. 중요한 건 위안화의 SDR 바스켓 편입을 활용할 방법을 찾는 것이다. 중국이 내수 위주 성장으로 가려고 하면 우리는 어떻게 수출을 하고 부가가치를 높일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중요한 건 우리 경제의 체력이지, 통화가치가 아니다.”


-외화 구성에 변화가 필요하지 않나.“현재 대부분인 달러 표시화 자산의 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 위안화 표시 자산에 대한 포트폴리오 비중을 높이는 분산투자가 필요하다. 또 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현 수준보다 활성화해야 위안화 공급이 원활해진다. 중국 경기와 중국의 구조개혁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해야한다. 한국 없는 중국은 있어도 중국 없는 한국은 없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중국 경제는 한국에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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