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서 번지는 '키싱버그' 공포…사람 입과 코 물어 감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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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트위터 캡처]

미국에서 사람의 입이나 코 주위를 물어 ‘샤가스병’을 일으키는 트리아토마 빈대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고 미국 CNN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리아토마 빈대는 2~3cm 길이의 벌레로 포유류의 연약한 피부를 물어 피를 흡입한다. 특히 사람의 경우 코와 입을 물리는 경우가 많아 ‘키싱버그’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트리아토마 빈대는 1940년대에 들어 조지아와 애틀랜타 등 미국 남서부에 서식하기 시작했고, 최근엔 텍사스와 펜실베이니아 등 북부에까지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트리아토마 빈대 중 절반 정도가 샤가스병을 일으키는 ‘트리파노소마(Trypanosoma)’ 기생충을 갖고 있다.

샤가스병에 감염되면 발열과 피로,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감기와 비슷해 샤가스병에 감염됐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지내는 경우가 많다. 샤가스병을 장시간 방치한 채 적절한 치료 없이 증상이 악화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은 현재 30만 명 이상의 미국인이 샤가스병에 감염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CDC는 최근 샤가스병 감염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는 데 대해 “최근 미국에서 트리아토마 빈대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트리아토마 빈대에 물린다 해도 의사의 처방 하에 약을 복용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빠른 시일 안에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감염 여부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CDC는 트리아토마 빈대를 발견하면 손이나 발을 이용해 잡지 말고 컵 등의 밀폐용기로 가둔 뒤 알코올을 붓거나 냉동시키는 게 좋다고 밝혔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사진=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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