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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농식품사랑캠페인] 블루베리에서 본 농촌창업의 희망 '젊은농부들'

중앙일보

입력

귀농ㆍ귀촌은 은퇴한 실버세대의 전유물인 듯 보인다. 착각이다. 요즘의 귀농 트렌드는 도시 젊은 세대의 창농(농촌창업)이다. 농림수산식품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체 귀농 인구 중 30대가 무려 36.4%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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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노동으로만 받아들여지던 농사가 젊은 세대에겐 하나의 창업 아이템이 된 것이다. 충북 음성군의 농업회사법인 ‘젊은농부들’은 대표적 사례다. 젊은농부들을 이끄는 이석무 대표는 농업에서 6차산업(1차산업에서 3차산업까지를 아우르는 산업)의 가능성을 발견해 실현한 농사꾼이자 기업인이다.

이석무 대표는 5년전 도시를 떠나 시골에 터를 잡았다. 그는 서울에서 나고 자란 전형적 도시인이다. 이 대표는 원래 농사에 관심이 있었거나 농업을 전공한 것은 아니다. 그는 대학교에서 정보사회학을 전공했다. 금융회사에서 일하고자 하여 미국 공인 재무분석사 시험까지 준비했던 그였다. 이 시대 여느 청년들과 다름없이 공부했고 취업을 준비하던 서울 청년을 충북의 농촌 마을로 이끈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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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답은 바로 ‘블루베리’에 있다. 사실 농업의 아이템은 많고 많다. 하지만 이 대표에게 블루베리는 특별한 존재로 다가왔다. 이 대표는 “농업 때문에 블루베리를 선정했다기보다 블루베리가 좋아서 농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그가 농업의 문들 두드릴 당시 미디어에서는 블루베리의 효능이 화제였다. ‘건강’은 물론 ‘안티에이징’ ‘100세인’을 내세우며 불티나게 팔리던 블루베리는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후 이 대표는 영농 서적을 뒤지는가 하면 직접 팔 걷고 나서 선배 농업인들을 방문해 블루베리 재배법을 습득해 나갔다.

그리고 그는 블루베리 등 천연 보라색 색소에 들어있는 안토시아닌 성분의 탁월한 노화방지 및 항산화 효능에 감탄한다. 블루베리는 눈과 입, 그리고 몸을 동시에 즐겁게 해주는 작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대표는 이 보랏빛 열매와 함께 모두가 꿈꾸는 장수와 건강한 실버생활을 도모하리라는 포부를 세웠다. 현재 그는 블루베리뿐 아니라 아로니아(블랙초크베리)를 생산하고, 햇사레복숭아, 절임배추 등을 유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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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무 대표의 ‘젊은 농부들’이 ‘대박’을 칠 수 있었던 것이 블루베리때문만은 아니다. 2000년대 후반 전국적으로 가족을 동반한 캠핑이 유행하기 시작했고 그는 발 빠르게 농장 가까운 곳 캠핑장을 조성했다. 그리고 ‘팜핑(Farmping, Farm+Camping)’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국내 최초로 농장과 캠핑을 결합하는 시도를 했다. 농장에서 블루베리 수확을 체험한 뒤 일행들과 캠핑을 즐길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어 귀농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농업교육 또한 하고 있다. 창농에 관광ㆍ교육을 접목시켰다. 그야말로 6차 산업이다.

이 대표는 아무리 작은 사업이라고 해도 창업적인 요소가 다 들어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가 말하는 ‘창업적인 요소’란, 좋은 원료를 쓰고 브랜드를 만들고 전략을 세우고 홍보를 하는 것이다. 즉 치밀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 대표가 함께 일하고 있는 직원은 총 두 명. 지난해 매출은 1억5000만원. 2015년엔 약 2억 이상의 매출을 내다보고 있다. 창농의 정상 궤도에 오른 그지만 사업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현재는 도시와 농촌을 어떻게 연결을 시킬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결국 창농의 성공은 지리적인 요소나 자본력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도시에서는 찾지 못하는 행복과 아이디어와 열정, 그리고 의지에 귀결되어 있다.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김아영 인턴기자
사진 농림축산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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