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K 박근혜 사람들 총선 찜 … 비박 부글부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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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청와대와 정부의 요직에 몸담았던 이들의 총선 출마 지역을 둘러싼 논란이 새누리당 내에서 커지고 있다. 유리한 지역에만 출마하려 한다는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리한 곳 독식에 정두언 등 비판
“수도권 야당과 붙어야 진실한 사람”

 서울 서대문을이 지역구인 3선의 정두언 의원은 15일 “정부 고관 출신들이 영남과 서울 강남 지역을 지역구로 물색하면서 전략공천이니 TK(대구·경북) 물갈이니 하면서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진실된 사람의 정치’라는 글에서다. 글의 제목은 지난주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국민을 위해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한 것에서 따왔다. 정 의원은 “(고관 출신들이) 박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진정으로 위한다면 수도권의 야당 현역 의원들이 있는 지역에 출마해 정권에 힘을 보태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은혜를 갚는, 의리 있는 진실한 사람의 정치”라고 했다.

새누리당 서울시당 위원장인 김용태(재선·서울 양천을) 의원도 최근 “장관·수석 등 친박 인사들이 대통령의 후반기 국정 운영을 도우려면 수도권에서 ‘야당 심판론’을 내세워 야당 의원들과 맞붙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당내 비박계 의원들 사이에선 “박근혜 정부 고위직의 출마 예정지가 TK 지역 등 영남권과 서울 강남권(K) 벨트에 집중돼 있다”는 의미로 ‘TKK’라는 신조어까지 유행하고 있다.

 실제로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대구 동갑)과 청와대의 곽상도 전 민정수석(대구 달성), 윤두현 전 홍보수석(대구 서), 전광삼 전 춘추관장·김종필 전 법무비서관(대구 북갑), 백승주 전 국방차관(구미갑) 등 정부 고위직 출신 인사들의 예상 지역구는 TK지역이 가장 많다. 부산·경남과 서울 강남권에도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대구 또는 부산), 안대희 전 총리 후보자(부산 지역), 조윤선 전 정무수석(서울 서초갑), 최상화 전 춘추관장(사천-남해-하동) 등이 몰리고 있다. 수도권에선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이 분구 가능성이 있는 인천 연수구에서 뛰고 있지만 야당 의원이 현역으로 버티고 있는 지역에 도전장을 내민 이들은 최형두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의왕-과천)과 박종준 전 경호실 차장(세종) 정도다.

서승욱·김경희 기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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