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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이대은, 외모만큼 훈훈했던 투구…'쿠바전 4이닝 퍼펙트'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한국 6 - 0 쿠바
국내 첫 돔구장의 첫 공식경기서 두번째 투수로 나와 4이닝 퍼펙트
153㎞ 구속, 세계 3위 타선 흔들어 … 8일 개막 프리미어12 활약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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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은 [사진 중앙포토]

이대은(26·지바 롯데)의 이름이 고척돔에 쩌렁쩌렁 울려퍼졌다. 돔구장 개장 후 첫 국제경기.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른 이대은을 위해 차려진 무대였다.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5 서울 슈퍼시리즈 1차전에서 세계랭킹 3위 쿠바를 6-0으로 이겼다. 프리미어12 개막을 앞두고 치른 평가전에서 첫 단추를 완벽하게 뀄다.

 한국 두 번째 투수 이대은이 단연 돋보였다. 이대은은 3-0으로 앞선 4회 초 등판해 2번타자 루르데스 구리엘을 2루수 직선타로 잡아냈다. 다음은 쿠바리그 타율 0.549를 기록한 강타자 율리에스키 구리엘. 이대은은 1, 2루간 깊은 땅볼을 허용했지만 2루수 정근우가 몸을 날리며 잡아내 아웃시켰다. 지바 롯데 동료인 4번 알프레도 데스파이그네도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5회도 삼자범퇴. 배트 스피드가 빠른 쿠바 선수들도 최고 시속 153㎞의 강속구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다.

경기 후반에는 포크볼이 위력을 발휘했다. 포수 강민호는 훈련에서 처음 이대은의 공을 받은 뒤 “커브의 낙폭이 크고 위력적”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대은은 경기 전 선배 강민호에게 “포크볼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이대은의 자신감은 투구에서도 그대로 느껴졌다. 빠른 공에 이어 뚝 떨어지는 포크볼이 들어오자 쿠바 타자들의 방망이가 연신 허공을 갈랐다. 6회 2사부터는 쿠바 1,2,3번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처리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에서 패한 뒤 한국전을 별렀다던 구리엘 형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돌아섰다.
 8년 만에 고국 무대에서 공을 던진 이대은은 4이닝 퍼펙트를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승리투수가 된 그가 최우수선수상(MVP·상금 100만원)을 받은 건 당연했다.

 이대은은 2008년 신일고를 졸업한 뒤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러나 7년간 마이너리그에 머물렀고, 지난 겨울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에 입단했다. 이대은은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9승 9패 평균자책점 3.84를 기록했다. 두 자릿수 승리는 거두지 못했지만 한국인 역대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헌칠한 외모와 실력 덕분에 큰 관심을 받았다. 오른손 투수가 부족한 대표팀도 그를 주목했다. 김인식 감독은 “빠른 공과 국내 선수들이 던지지 않는 변화구를 가졌다”며 이대은을 발탁했다.

 이대은은 “고교 시절 이후 한국에서 첫 등판이라 다소 긴장했다. 마운드에 올라가서 긴장이 풀렸다. 포수의 볼배합이 만족스러웠다. 공을 세게 던질 때 높게 들어가는 점이 아쉬웠다”며 “어느 팀을 상대로든 내 공을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선발 등판한 에이스 김광현(27·SK)도 호투를 펼쳤다. 최고 시속 148㎞의 직구는 힘이 넘쳤고, 슬라이더의 각도 예리했다. 볼넷 없이 단타 3개만 내준 김광현은 3이닝을 실점 없이 끝냈다. ‘일본 킬러’ 김광현은 8일 삿포로돔에서 열리는 일본과의 개막전 선발이 유력하다. 한국은 정우람-조무근-임창민이 8·9회를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팀 완봉승을 완성했다.

 한국은 1회 말 2사 1·2루에서 손아섭의 적시타로 선제점을 올렸다. 나성범의 1타점 좌전 적시타로 한 점을 추가한 한국은 강민호의 밀어내기 볼넷까지 나와 3-0으로 달아났다. 5회에는 2루타를 친 김현수가 상대 폭투를 틈타 득점했고, 6회에는 이용규와 정근우가 기동력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면서 실책을 유도해 2점을 추가했다. 김인식 감독은 “선발 자원인 김광현과 이대은이 생각보다 잘 던져줬다. 일본과의 개막전 선발은 쿠바와 평가전을 다 끝내고 코칭 스태프와 상의해서 결정할 것”이라며 “손바닥 부상인 이대호는 대타로 나갔는데 컨디션에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이대호와 박병호는 안타를 치지 못했다. 손바닥 부상으로 선발에서 제외됐던 이대호는 7회 대타로 나와 중견수 뜬공을 기록했다. 박병호는 1회 2사 2루에서 고의볼넷을 얻어내며 존재감을 뽐냈지만 4타수 무안타(3삼진)에 그쳤다. 한국과 쿠바의 2차전은 5일 오후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이대은
온라인 중앙일보
이대은 [사진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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