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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전세계 예술갤러리 반체제 예술가에 레고기부

중앙일보

입력

전세계 예술 갤러리들이 ‘레고 기부’에 나섰다. 중국 인권운동가이자 설치미술가인 아이웨이웨이(艾未未·58)의 레고 작품을 위한 모금이다. AP는 영국 런던의 왕립 아카데미가 아이웨이웨이를 지원하기 위해 마당에 BMW차량을 세워두고 레고 기부를 받고 있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왕립 아카데미는 레고블록을 모아 배편으로 아이웨이웨이에게 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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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웨이웨이의 레고 작품 [트위터 캡처]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 박물관과 독일의 마틴 그로피우스 바우, 호주의 빅토리아 국립 갤러리도 비슷한 모금을 진행중이다. 레고 측은 “레고 블럭이 정치적인 목적의 프로젝트에 사용되지 않도록 해온건 오래된 정책”이라며 “이번 경우 뿐 아니라 모든 작가들이 레고 블록 기부를 요청해와도 정치적 목적이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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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비그네브 리베라의 레고 작품 [트위터 캡처]

레고측이 정치적 사용에 대해 민감해진 건 지난 1996년 폴란드 출신의 예술가 즈비그녜브 리베라가 레고를 이용해 나치 강제 수용소를 작품으로 만들기 시작하면서다. 당시 유태인단체들이 레고 불매운동에 나서며 논란이 있었다. 레고 측은 리베라의 요청으로 일부 레고 블록을 제공했지만 당시에는 정치적 목적이 있는 줄 모르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아이웨이웨이는 지난달 자신의 다음 전시회 작품제작을 위해 레고블록을 주문했지만 덴마크 장난감 회사 ‘레고’측은 이를 거부했다. “정치적 목적의 레고 블록 사용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외신들은 레고측이 떠오르는 시장인 중국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아이웨이웨이에 판매를 거부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 아이웨이웨이는 2014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오른 인물로 중국 현지에서는 반체제 인사로 분류되어 있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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