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부산교육청 버스 참사] "승진한 날 참변… " 유족들 오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20일 부산시 금정구 회동동에서 발생한 부산시교육청 버스 추락사고로 숨진 9명의 교육청 직원들의 합동 분향소가 설치된 부산시교육청에는 21일과 22일 조문 발길이 이어졌다.

사고 사망자들의 애절한 사연들이 하나둘 전해지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2일에는 오정룡(51) 인사담당 사무관의 장례식이 처음으로 치러졌다.

○…부산시교육청은 직원 대부분이 버스 사고로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한 총무과의 업무 마비 사태를 막기 위해 총무과 근무 경험이 있는 다른 부서 직원들을 임시로 총무과에 배치했다.

교육청은 사고처리상황실을 설치, 사망자의 장례식과 부상자 치료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교육청은 또 사망자에 대한 순직처리 절차를 밝고있다.

○… 최우철(60)총무과장은 평생을 몸바쳤던 공직생활 마감을 앞두고 변을 당했다. 최 과장은 퇴임을 앞둔 공로연수를 10일 앞두고 사고 당일 단행된 인사 발령 사령장 준비를 마치고 뒤늦게 행사에 참석, 정년퇴임 송별회 겸 회식을 하고 돌아오다 사고를 당했다. 총무과 7급 직원 우윤엽(36)씨는 부인이 둘째를 임신하고 있는 상태에서 참변을 당했다.

○…사망자 중 인턴 직원 강정혜(29.여)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여상을 졸업한 후 독학으로 야간 대학을 다니며 아르바이트로 교육청에서 근무하다 9월 정식 사원으로 발령을 앞둔 상태였다. 강신남(24.여)씨는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뒤 9급 교육행정직 시험에 합격해 오는 9월 임용을 앞두고 그동안 교육청에서 일용직 인턴으로 일을 해오고 있었다.

○…오정룡(51) 인사담당 사무관의 장례식이 22일 오전 5시 침례병원에서 치러졌다. 오 사무관의 장례식은 설동근 교육감을 비롯해 교육청 직원들과 유가족 등 1백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다. 오 사무관의 부인 박은혜(47)씨는 "고생한 끝에 과장으로 승진했는데 저 세상에서 승진 사령장을 받게 됐다"며 오열해 주변을 울음 바다로 만들었다.

설 교육감은 "오 사무관은 내가 아끼는 직원 중 한명"이라며 "승진한 날 변을 당해 안타깝다"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경찰은 사고지점 곳곳에 차량이 좌우로 흔들리면서 나타나는 타이어 자국이 발견돼 브레이크 고장을 일으킨 차량이 가드레일과 전신주를 들이 받고 중앙선을 넘어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려면 2주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교육청 직원들이 출발할 때는 버스를 두 차례 나눠 타고 이동했으나 체육대회를 마친 뒤에는 정원(34명)을 초과한 48명이 한꺼번에 탑승해 피해를 컸던 것으로 추정했다.

○…사고버스 보험사인 동부화재는 이번 사고 피해자에 대해 종합보험 대인보상을 적용해 보험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22일 오후 부산시교육청 사고대책위원회와 보험사, 유족대책위원회 등과 함께 보상협의를 벌였다.

사고 사망자는 연령과 소득에 따라 산출한 보험회사 보험금과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유족연금 가운데 유리한 금액을 선택, 보상을 받을 수 있으며 보상금 규모는 1인당 1억2천만원에서 3억4천만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화재측은 23일부터 부산시교육청에 차려진 합동분향소 2층에 보상상담지원반을 설치, 유가족들의 보상상담을 받을 예정이다.

김관종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