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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가투쟁 학교 표정] 선생님 대신 'TV수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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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21일 오전 서울 N중학교에서는 전체 교사의 3분의 1인 20여명이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전교조의 NEIS 폐기 전국교사 결의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결근한 것이다.

2학년 6반의 원래 수업시간표는 '체육.한문.수학'. 전교조 교사들의 집회 참여로 시간표가 '사회.수학.수학'으로 갑자기 바뀌었다.

예정과는 달리 수학을 잇따라 두시간 배우게 된 서모(14)양은 "한문 선생님이 전날 우리에게 'NEIS 반대하러 갔다 올게'하셨다"고 말했다. 1학년 수학시간엔 지도교사도 없이 TV 시청각 수업이 진행됐고, 이 때문에 복도를 돌아다니는 학생이 10여명이나 눈에 띄었다. 이 학교 洪모 교장은 "수업에 큰 지장은 없었지만 이것도 일종의 수업권 침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전교조 교사들이 NEIS를 통해 학생들의 신상정보가 유출되는 일을 막아 '학생들의 정보 인권'을 지키겠다고 집회를 하는 시간에 상당수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땜방 수업'을 받고 있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무단 결근하거나 조퇴한 교사는 모두 3천6백73명. 서울이 가장 많은 1천6백55명(3백53개교)이었다. 서울의 경우 특히 교육여건이 열악한 편에 속하는 남부(구로.금천.영등포구)지역이 무단 결근.조퇴한 교사 수가 3백19명이나 됐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강남(강남.서초구)에서는 무단 결근.조퇴한 교사가 27명에 불과해 남부지역의 10분의 1도 안됐다. 이 때문에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학사모) 고진광 대표는 "전교조 교사들이 집중된 지역에서 학교를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학생들이 피해를 본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연가 투쟁 참여 학교와 교사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강홍준.고란 기자

*** 바로잡습니다

6월 23일자 8면 '연가투쟁 학교 표정'기사에서 서울시 남부지역 N중학교 1학년 수학시간의 TV 시청각 수업은 전교조 연가투쟁과 관련이 없으며, 이에 따라 '선생님 대신 TV수업'이라는 기사 제목도 잘못됐으므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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