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슈퍼맨 등장하나…유전자 조작으로 근육 2배로 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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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싱 교수 연구팀이 만들어낸 ‘돌연변이’ 비글 헤라클레스와 톈구오. [CNN 캡처]

유전공학이 파킨슨병이나 난치 근육병의 활로를 열 수 있을까.

미국 CNN방송은 28일(현지시간) 중국 과학자들이 유전공학을 이용해 근육량을 두 배 이상으로 늘린 개의 실험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이 파킨슨병과 같은 난치병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구결과는 최근 분자세포생물학 학회지에 실렸다.

연구팀을 이끈 가오싱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실험이 근육퇴행위축증이나 파킨슨병과 같은 인간 질병 치료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가오 교수는 난징대 유전공학 전문가인 라이량쉐와 함께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비글 개의 배아 단계에서 마이오스타틴(근육 성장을 조절 제어하는 단백질) 유전자를 제거했다. 유전자에 정해진 이상으로 근육이 성장하면서 자연 상태 동물보다 훨씬 덩치가 크고 근육질에 힘이 센 성체로 자라게 하기 유해서였다.

연구팀은 수십 마리의 비글 개 배아를 실험해 두 마리의 성체를 키워냈다. 헤라클레스와 톈구오(天狗)라는 이름이 붙은 비글 성견은 일반 비글과 비교해 두 배 크기로 자라났다. 힘도 세고 훨씬 민첩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가오 교수는 “우리가 만들어낸 두 마리의 돌연변이 개는 다른 종과 비교할 때 훨씬 강하고 크다”며 “부작용이나 통증도 유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실험은 이론적으로 더 빠른 육상선수를 만들 수 있고, 사냥을 더 잘 하는 개나 심지어 군사용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 국립보건원 일레인 오스트랜더 연구원은 ‘MIT 테크놀로지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실험 대상이었던 개의 상당수는 여전히 일반 종과 같은 크기로 자랐기 때문에 이번 연구에 대해 섣불리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며 “더 많은 실험체에 대해 어떤 변이가 일어나는지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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