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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브랜드 알리자” … 삼성·현대차 등 16개 그룹 뭉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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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국내 주요 16대 그룹이 486억원의 출연금으로 재단법인 ‘미르’를 출범시켰다. 우리의 문화 콘텐트를 활용해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삼성·현대자동차·금호아시아나 등 16개 그룹은 27일 서울 강남구의 재단 사무국에서 현판식을 열고 재단을 공식 출범시켰다. ‘미르’는 용의 순수 우리말로, 문화로 하나된 대한민국의 용솟음을 꿈꾼다는 취지에서 붙여졌다.

486억원 모아 재단법인 미르 출범
해외 축제 개발 … 드라마·웹툰 지원

 재단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몰렸던 한류를 음식·라이프스타일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른바 ‘신한류의 세계화’다. 해외 국가들과의 공동 문화축제 주최, 융·복합 콘텐트 공동개발·배급 등으로 해외 각국과 문화교류의 접점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또 글로벌 통합벤처단지를 조성하고 문화콘텐트 창작자 발굴을 지원하는 등 해외 동반 진출 지원 시스템도 체계화한다. 한국 전통문화에 브랜드를 입히는 사업도 구상 중이다. 한옥·한식 등 우리 문화에 얽힌 이야기를 소재로 캐릭터·드라마·웹툰 등을 만들어 친근하게 느껴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재단 설립 논의는 지난 7월 삼성 등 국내 주요 대기업 임원들이 모인 행사 자리에서 처음 나왔다.

김형수(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장) 이사장은 “한류의 불씨가 꺼져가는 가운데 개별 기업이 문화·예술 분야를 경제 수익으로 이끌어내는 데 한계를 느껴 왔다”며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이 곧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란 공감대하에 처음으로 주요 기업들이 함께 힘을 모으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업의 세부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아 이례적인 공감대 도출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단은 현재까지 486억원의 자금 기반을 갖춘 것 외엔 기존에 해오던 한류 산업과 크게 다른 전략도 갖추지 못한 채 인력 선발을 고민하는 단계에 있다.

 이에 대해 김 이사장은 “새로운 모멘텀을 위한 자금적 기반을 갖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기관장 임기가 짧아 중장기적 사업을 하지 못하는 공기관을 대신해 민간 기업이라 할 수 있는 것들 위주로 사업을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임지수 기자 yim.ji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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