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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단비 왔지만 충남 보령 등에 수돗물 공급 축소 방안 검토

중앙일보

입력

전국적으로 단비가 내렸지만 가뭄을 겪고 있는 충남 보령·서산·당진시 등 8개 시·군에 강제적으로 수돗물 공급을 줄이는 방안이 검토된다. 이는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금강 백제보의 물을 보령댐으로 공급하는 연결수로 공사가 마무리되는 내년 3월까지 이 지역에 공급할 생활용수를 확보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보령 등 3개시와 서천·청양·홍성·예산·태안군은 현재 자율적인 수돗물 절감 대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목표 대비 성과가 미흡하다.

국토교통부는 27일 충남도와 8개 시·군, 수자원공사 등을 포함한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수돗물 사용 감축을 위해 지금보다 강력한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당분간 기존의 지역별 자율 절감 조치를 하되, 목표량을 채우지 못하는 지역에 대해선 수자원공사의 광역상수도 공급을 줄이는 방안도 시행키로 했다. 만일 충남 서부권에서 광역상수도 공급을 줄이면 지난 2009년 강원도 태백에서 실시한 단수 조치 이후 처음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8개 시·군은 지난 8일부터 평시 사용량(22만t)의 20%인 4만4000t을 줄이기로 했지만 했지만 실제로는 목표의 76% 정도인 3만3000t 밖에 절감하지 못했다. 이런 상태가 장기화하면 8개 시·군 48만 명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보령댐의 물이 바닥날 수 있다.

지난 26일 현재 보령댐의 저수율은 19.9%로 사상 처음으로 20% 밑으로 떨어졌다. 백제보~보령댐 연결수로 사업이 완공되기 전에 보령댐의 물이 말라버릴 수 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부 지역은 자율적인 절수 조치 이후에도 물 소비량이 크게 줄지 않았다. 또 서해안 지역 일부 지자체는 지역 축제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는 27일 회의에서 “절감량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 지역축제 등의 행사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토부는 내년 3월 연결수로가 완공되면 금강의 물을 보령댐으로 공급해 주민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토부는 내년 10월 4대강 보에 담긴 물을 활용하기 위한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여론 수렴을 거쳐 구체적인 4대강 물 활용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세종=김원배 기자 oneb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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