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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금융 다단계 피해자 또 한 번 울린 40대

중앙일보

입력

금융 다단계 피해자들을 찾아가 군 정보기관 직원을 사칭하며 피해금을 찾아줄 것처럼 속여 6억여원을 가로챈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26일 사기 혐의로 박모(45)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해 5월 금융 다단계 피해자 울산 모임의 대표자 김모(50)씨가 운영하는 울산시 남구 신정동의 사무실을 찾았다. 군 정보기관인 국군기무사령부 직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박씨는 김씨 등에게 “현재 피해금 중 300억원 상당의 비자금을 찾았다. 통장 잔고도 직접 확인했다”고 했다. 이어 “돈을 찾기 위해선 위성장비 등이 필요한데 장비 수수료로 피해금의 10%를 주면 피해금을 모두 찾아주겠다”고 속여 김씨 등 4명에게 6억여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검찰총장과 미국 국가안전보장국(NSA), 국가정보원장 등이 직인이 찍힌 문서와 국가정보기관에서 사용하는 차명계좌에 300억원이 입금돼 있는 통장 등을 위조해 보여주며 피해자들을 속였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는 일정한 직업이 없는 상태로 빼돌린 돈을 모두 생활비로 사용했다. 박씨는 2012년 전북지방경찰청에서 1인 창업기업 관련 유사수신 피해자 검거 사건을 보고 범행을 계획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는 검거 당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파트에서 동거녀와 살면서 백화점·호텔 등을 다니며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씨의 통장에는 수만원 정도만 남아 있었다.

경찰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박씨의 계좌 내역 등을 확보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울산=유명한 기자 famous@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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