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한중 닮은꼴 유망주의 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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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본선 32강전 B조> ○·펑리야오 4단 ●·나 현 5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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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보(1~9)=32강전 B조의 나현과 펑리야오의 대국은, 때 이른 우승후보들의 격돌로 이목을 집중시킨 박영훈, 스웨의 대국과는 또 다른 의미로 주목받았다. 나현은 박정환 이후의 신예로서 가장 앞서가는 기대주이며 95년생 나현보다 세 살이 많은 펑리야오는 중국에서 꼭 나현 정도의 위치에 있는 유망주다.

 B조의 관심거리는 둘이었다. 시니어 유창혁이, 중국 최고의 스타 커제(최근 스웨를 밀어내고 중국 랭킹1위에 올랐다)와 각각 한중 양국의 차세대 선두주자로 꼽히는 나현, 펑리야오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것과 ‘나현과 펑리야오 대결의 최종승자는 누가 될까’였다.

 전문가들의 예상은 정확했다. 커제는 연승으로 가장 먼저 16강에 진출했고 유창혁은 커제, 나현에게 연패해 16강전 진출이 좌절됐다.

 이 대국은 패자에게 한 번의 기회를 더 주는 더블 일리미네이션의 수혜로 유창혁을 딛고 올라온 나현과 커제에게 패해 패자전으로 밀려난 펑리야오의 재대결. 나현으로서는 첫 대국의 패배를 설욕할 수 있는 복수전이기도 하다. 나현의 세계대회 기록은 211년 삼성화재배 4강 진출이 최고 성적. 이후에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다가 2014년 한국물가정보배 우승으로 첫 타이틀을 기록하고 올해 박카스배 천원전에서 우승하면서 정상의 면모를 갖췄다. 국내랭킹 14위.

 펑리야오는 한국 팬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중국에서는 꼽아주는 유망주다. 2004년에 입단한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다가 2011년 삼성화재배, 비씨카드배 세계대회 본선에 연속 진출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12년 기왕쟁패전에서 응씨배 우승자 판팅위를 꺾고 우승, 2013년 인천 실내무도 아시안게임 혼성페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중국랭킹 15위.

 입회인의 대국개시 신호에 맞춰 돌을 가린 결과 나현의 흑이 결정됐다. 견실한 우하귀 소목 굳힘과 우상귀 날일자 응수가 16강 진출의 집념을 보여준다.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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