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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이슈] 지속 가능한 개발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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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년 전, 미국 광산국은 10년 내 미국 석유 매장량이 바닥날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1970년 지미 카터 미 대통령 역시 “10년 후 석유는 모두 고갈될 것”이라 경고했죠.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차를 타고 공장의 기계를 가동시키며 살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개발’에 대한 인류의 약속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지속 가능한 개발’은 1987년 환경과 개발에 관한 세계위원회에서 나온 표현입니다. 경제 발전과 환경 보전의 양립을 위해 제시된 개념이죠. 미래 세대가 이용할 환경과 자원을 침범하지 않고 현재의 세대가 자신들의 필요성을 충족하는 개발을 말합니다. 그런데 ‘지구의 자원을 보존할 수 있는 선에서 이뤄지는 개발’이란 생각만큼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자원에 대한 평가는 시대와 목적에 따라 그 기준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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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에 건너지른 강철밧줄에 운반기를 매달아 사람 등을 나르는 케이블카. 현재 전국 10여 곳에서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서울 남산에 오를 때 한 번쯤 타봤을 케이블카(cable car). 그 케이블카가 요즘 뜨겁습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앞다퉈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는 까닭입니다. 특히 올 8월에는 설악산 오색약수터와 끝청을 잇는 ‘오색 케이블카’가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사업 승인을 받았습니다.

환경 파괴 vs 관광객 유치
케이블카, 한국 45개 스위스 2500개

케이블카의 천국은 단연 스위스입니다. 스위스는 산지 면적이 강원도보다 작지만 케이블카 2500개가 곳곳에 설치돼 있지요. 그 덕에 3000m대 알프스 고봉을 누구나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습니다.

영화 ‘아바타’의 배경이 됐던 중국 장자제(張家界)의 케이블카는 장장 7455m에 이릅니다. 장자제 도심에서 1280m 높이 톈먼산(天門山)까지 이어져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설치된 케이블카는 남미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스에 있습니다. 해발 4000m가 넘는 고지대에 개통됐죠. 한 번 타는데 40센트로 버스(35센트)보다 비싸지만, 버스가 30분이 걸리는데 반해 케이블카는 10분이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개통 1년 만에 이용자만 500만 명이 넘어설 정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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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해 12월 개통한 전남 여수시 해상 케이블카. 바다를 가로지르는 케이블카로 바닥을 투명유리로 설치했다. 2 케이블카의 천국이라 불리는 스위스 마터호른의 익스프레스 케이블카.]

외국의 각종 모범사례를 벤치마킹한 한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케이블카 사업에 관심이 많습니다만,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43개 시민·환경단체·종교계 인사들로 구성된 설악산케이블카 범대책위원회가 반대하는 이유는 바로 ‘케이블카의 전국화(化)’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설악산을 시작으로 케이블카 건립이 전국 명산에 도미노처럼 나타날 것이고 환경파괴는 불 보듯 뻔하다는 논리입니다. 한 환경단체 운동가는 “국립공원·유네스코생물권보전지역·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천연보호구역·백두대간보호지역 등 5개 보호구역이 중복 지정된 설악산에 케이블카가 들어서면 다른 지역이 가만있을 리 없다”고 말했습니다. 국립공원의 개념을 처음 도입한 미국의 경우 국립공원에 설치된 케이블카가 전혀 없다는 점도 반대 측의 논거입니다. 국립공원이라는 개념 자체가 개발이 아니라 ‘보전’에 절대적인 비중을 둬야 한다는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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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0만 명 이상 찾아오는 경남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

낙후된 지역 경제를 살려보겠다는 지자체의 요구도 마냥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전남 여수시 해상 케이블카는 지난해 12월 개통 이후 9개월 만에 220억원을 벌었습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바다를 가로지르는 이 케이블카는 8인승 40대와 함께 바닥을 투명유리로 설치한 6인승 10대를 시속 5㎞로 왕복 20분에 걸쳐 운행합니다. 또 2008년 개장한 경남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는 매년 100만 명 이상이 찾아 지난 7월 누적이용객 9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2015년 10월 19일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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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 년의 세월이 건물에 고스란히 드러난 `서교 365` 거리.]

철길 따라 예술·낭만 차곡차곡, 홍대 옛 거리로 여행

최근 빠르게 변화해 온 홍대 거리에서도 원래 모습을 지키고 있는 공간이 있죠. 바로 ‘서교 365’ 거리입니다. 홍대 ‘걷고 싶은 거리’를 따라 쭉 올라가다 보면 2~3층 높이로 비뚤비뚤 이어진 건물들을 만나게 됩니다. 행정주소는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65번지. 1980~90년대 젊은 예술가들이 작업실을 하나둘 꾸리기 시작하면서 개성 있는 풍경이 형성됐다고 합니다. 서교 365 건물들을 하늘에서 보면 폭 3~5m, 길이 200m의 거대한 기차 모양을 닮았습니다. 지금의 독특한 모습이 된 사연을 알기 위해선 192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죠. 일제강점기에 당인리 화력발전소가 지어지면서 주차장길을 따라 석탄을 운반하기 위한 철로가 만들어졌습니다. 70년대 들어 좁은 철둑 위엔 낮은 건물들이 하나 둘 들어섰고 당인리선은 76년 폐선됐죠. 지금도 서교 365 건물이 끝나는 지점엔 색상과 촉감이 다른 콘크리트 바닥이 뒤섞여 있어요. 옛 간이역의 흔적입니다.

건축가들은 서교 365에 주목합니다. 조한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는 "테트리스 게임처럼 건물주들이 필요에 따라 벽면 사이사이에 새로운 공간들을 끼워 넣었다”며 "40여 년의 누적된 세월이 건물에 드러난다는 점에서 보존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지만 무분별한 증·개축으로 생겨난 안전 문제와 상인들의 미관 개선 요구 때문에 서교 365의 운명은 불투명합니다. 마포구청은 서교 365를 두고 철거와 보존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2006년 지역 재개발에 따른 철거 위기 때는 이곳을 지키려는 자생적 모임들의 노력으로 계획이 무산됐죠. 마포구청 관계자는 "아직까지 철거 계획은 없지만 서교 365에 대한 민원이 끊임없이 들어오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2015년 9월 1일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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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서부 론도니아의 아마존 밀림이 파괴되는 과정을 담은 인공위성 사진. 밀림은 짙은 녹색으로, 벌목이 돼 흙이 드러난 지역은 황토색으로 표시돼 있다. 벌목 후 농경지·목초지로 사용되거나 조림이 된 곳은 옅은 녹색을 띠고 있다(왼쪽부터 2000년, 2004년, 2008년 사진).]

브라질 아마존 숲, 1년간 서울 면적 8배 파괴

브라질 국립 우주연구소가 인공위성 자료를 통해 아마존 숲의 면적을 정밀 분석한 결과 지난 1년간 1977제곱마일이나 훼손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4일(현지시간) 밝혔습니다. 이는 서울 면적의 8.6배에 달하는 수치로 최근 6년 사이 가장 큰 규모라고 우주연구소 측은 말했습니다. 아마존 숲 파괴는 2003∼2004년 1만700제곱마일(2만7820㎢)로 정점을 찍었다가 2008년 이후 2000제곱마일 이하로 내려갔습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2008년 집권하면서 강력한 아마존 숲 보호 정책을 시행한 것이 이유입니다. 2015년 9월 4일자 JTBC
임진강 하구 준설 목적 논란

임진강 일대는 천연기념물인 재두루미·흰꼬리수리, 우리나라 고유종인 수원청개구리 등이 터줏대감인 생태계의 보고입니다. 국토해양부는 최근 임진강 하구 바닥을 파내 수면 높이를 낮추는 준설 공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파주 일대의 홍수를 막기 위해서라는데,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밀물 때 바닷물이 준설된 공간을 메워버리면 수면이 낮아지는 효과도 미비하기 때문이죠. 2000년대 들어 임진강에 홍수조절용 댐이 지어져 중복 투자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2015년 2월 17일자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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