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건선성 관절염, 조기 발견과 꾸준한 치료만이 해답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피부과 정소영 교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여름이 지나고 어느 새 아침 저녁으로 부는 서늘한 바람이 계절의 변화를 실감케 한다. 선선한 바람이 반가운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 겨울이 다가오면 걱정이 깊어 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건선 환자’들이다. 날씨가 추워지고 건조해지면 건선은 악화되기 때문이다. 건선은 경계가 명확한 붉고 두꺼운 발진, 은백색 각질을 특징으로 하는 피부질환이다. 하지만 건선은 면역체계의 과잉반응에 의해 발생하는 면역질환이기 때문에 피부에만 국한되어 발생하지 않고 다양한 만성 질환이 함께 동반될 수 있는데, 건선성 관절염이 대표적이다.

건선성 관절염은 건선 환자의 약 30%에서 발병하는 질환으로 건선 염증이 관절에 침투하여 생기는 만성 염증성 질병이다. 주로 손가락이나 발가락에 발병하고 이외에도 꼬리뼈 주위나 허리 아래쪽으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건선성 관절염은 일단 한 관절에 염증이 발병하면 곧이어 다른 관절에도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관절 손상으로 변형이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의 건선성 관절염 환자들에서 피부 건선 병변은 관절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에 발생한다. 따라서 건선을 오래 앓았거나 중등도 이상의 심한 건선을 앓고 있는 환자는 자신의 몸에 일어나는 작은 증상에도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며, 건선성 관절염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이를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호전과 악화를 같이하는 건선, ▲ 아침에 일어났을 때 30분 이상 느껴지는 관절의 뻣뻣함, ▲ 손?발톱에 움푹 패인 자국, ▲ 발꿈치 혹은 팔꿈치의 부종과 통증, ▲ 이유 없이 손, 발가락이 붓거나 통증이 발생할 때에는 건선성 관절염이 의심되므로 바로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건선성 관절염은 항류마티스제나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최근에는 건선성 관절염 증상 개선 효과뿐 아니라 안전성까지 입증된 생물학적 제제가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건선 치료제로 사용 중인 생물학적 제제 중에서는 건선성 관절염 치료 효과를 입증한 제품도 있어 건선 환자의 경우 보다 간편하게 두 질환을 관리할 수 있다. 건선성 관절염은 산정특례 대상 질환으로 치료제의 10%만 본인이 부담하면 되는 등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일단 질환을 진단받으면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하여 적합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건선성 관절염 치료는 꾸준한 운동이 병행되었을 때 보다 효과적이다. 운동과 스트레칭을 할 시에는 관절에 무리가 가는 활동은 피하고 가벼운 운동 위주로 실시하는 것이 좋다. 특히 수영과 같은 운동은 물의 부력이 관절의 긴장을 자연스럽게 풀어주기 때문에 건선성 관절염 환자에게 적합하다. 그러나 등산, 계단 오르내리기, 테니스, 줄넘기 등과 같은 운동은 오히려 관절에 손상을 입을 수 있으니 피해야 한다.

건선성 관절염은 자가면역질환으로 일시적으로 치료 효과를 보더라도 다시 재발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장기간의 치료기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증상이 완화되었다고 자의적으로 치료를 중단하거나 민간요법, 또는 근거 없는 불법 치료에 의존하면 오히려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 환자 스스로 자신의 증상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극복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치료에 임한다면 일상생활에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 본 칼럼은 외부필진에 의해 작성된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