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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맘' 벽돌 떨어뜨린 초등생 "뉴스 보고 사망 사실 알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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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캣맘 살해사건 현장인 용인시 수지구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기자들이 살펴보고 있다.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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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의 아파트에서 일어난 이른바 ‘캣맘 사건’과 관련, 해당 아파트 단지에 사는 9살 초등학생이 “내가 벽돌을 떨어뜨렸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캣맘 사건은 지난 8일 이 아파트 단지에서 길고양이 집을 지어주던 박모(55ㆍ여)씨가 떨어진 벽돌에 머리를 맞아 숨지고 함께 있던 박모(29)씨기 같은 벽돌에 맞아 다친 사건이다. 경찰은 이 초등학생과 친구들이 옥상에서 물체를 떨어뜨려 땅에 닿을 때까지 시간을 재는 과학 놀이를 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최병부 용인서부경찰서 서장이 브리핑 전 간단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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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서부경찰서는 16일 이 사건의 용의자로 A군(9)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이 일어난 아파트 건물의 3·4호 라인 폐쇄회로TV(CCTV)에서 초등학생 3명이 사건 전후에 엘리베이터를 통해 옥상을 오르내린 영상을 확보했다. 또 옥상에서 A군의 신발과 일치하는 발자국을 찾아냈다.

경찰은 15일 동영상에 나온 학생 중 A군과 B군(11)을 조사했다. 조사에는 부모가 함께 했다. A군은 경찰에서 “학교에서 배운 자유낙하 실험을 하기 위해 벽돌을 떨어뜨리고 하나, 둘, 셋을 셌다”고 말했다. A군 등은 아파트 3·4호 라인에서 돌과 나뭇가지를 떨어뜨린 뒤 5·6호 라인 쪽으로 옮겨가 놀이하다 사고를 냈다. 벽돌은 옥상에 있던 것이었다. A군은 경찰에서 “벽돌은 내가 떨어뜨렸다. 밑에 사람이 있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B군은 사람이 벽돌에 맞은 것을 알았고, 학생들은 내려왔다. A군은 “나중에 뉴스를 보고 사람이 사망한 것을 알았으며, 두려워 부모에게는 알리지 않았다”고 했다. 경찰은 16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초등학생들의 호기심에 의한 사건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두 어린이는 15일 조사를 받고 일단 귀가했다. 경기경찰청 고기철 형사과장은 “어린이 진술에 일부 차이가 있어 추가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또 AㆍB군과 함께 있던 C군의 집을 확인해 부모와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C군 역시 같은 아파트에 산다. A군과 B군은 원래 알던 사이였으며, C군에 대해서는 “당일 놀이터에서 처음 만났다”고 했다.

용인캣맘 살해사건 현장인 용인시 수지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 설치된 폴리스라인.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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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을 떨어뜨렸다고 진술한 A군은 만 14세 미만 형사미성년자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없다. 또 만 10세 이상~14세 미만은 소년원에 보내는 등 보호처분 할 수 있으나 아직 만 9세여서 이 또한 적용할 수 없다. 다만 이들이 사고를 낸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 부모들은 민사책임을 져야 한다.

용인=박수철 기자 park.sucheol@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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