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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만 명 자원봉사 합창 … 대구서 더 커진 나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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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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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의 자원봉사단체 합동 행사인 ‘대한민국 자원봉사 축제 한마당’이 지난 14일 대구 두류공원에서 열렸다. 자원봉사자 5000여 명이 전국에서 십시일반 모은 쌀을 한곳에 담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지난 14일 대구 두류공원 성당인라인스케이트장. 자원봉사단 ‘희망날개’ 부스 앞에 60∼70대 할머니 30여 명이 줄을 서 있다. 부스 안에는 대학생들이 할머니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하느라 바빴다.

13~15일 열린 ‘자원봉사 축제’
100개 부스에 체험·전시 코너
쌀주머니 1만 개 급식소 전달도

 “이것 봐요. 학생 덕분에 손이 이렇게 예뻐졌어.” 주민 함춘호(64·여)씨가 손가락을 세워 보이며 자랑했다. 이미현(20·대구공업대 2년)씨는 “할머니들이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모른다”며 웃었다. 옆에는 요술 공연이 한창이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에 근무하는 권혁동(50)씨가 공연 복장을 갖춰입고 곤봉 대신 대구시가 만든 수돗물병으로 요술을 선보여 박수를 받았다.

 13∼15일 대구에서 열린 ‘대한민국 자원봉사 축제 한마당’의 모습이다. 올해 처음 마련된 이 행사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행사장을 다녀간 사람은 15만여 명. 자원봉사자뿐 아니라 많은 시민들도 참가해 자원봉사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 행사는 자원봉사의 확산을 위해 대구시가 제안했다. 한국자원봉사협의회·한국자원봉사센터협회·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가 펴고 있는 ‘자원봉사 물결운동’의 하나다. 자원봉사 붐 조성을 위해 열린 전국 첫 자원봉사단체 합동 행사였다.

 자원봉사 축제 한마당은 전시마당·사진전·토크콘서트 등으로 꾸며졌다. 전시마당엔 자원봉사 주제관·역사관 등 100개 부스가 차려져 방문객을 맞았다. 역사관에는 국내 자원봉사의 효시인 1984년 여성자원활동인력은행 설치부터 94년 중앙일보 자원봉사 캠페인, 2014년 세월호 침몰사고 자원봉사까지 관련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체험홍보관에는 바늘꽂이 만들기, 말 타기, 자동차 운전 배우기 등 다양한 코너가 마련됐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부스도 인기를 모았다. 울산시는 자원봉사 장면 사진으로 된 퍼즐을 맞추면 천가방을, 전북도는 원판 돌리기 게임을 통해 관광·자원봉사를 겸할 수 있는 소개 책자와 수세미·볼펜 등을 주기도 했다. 토크콘서트도 열렸다. 개그맨 김샘과 가수 박완규·박상민 등이 자원봉사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노래도 불렀다.

 ‘십시일반-한 움큼의 기적, 쌀 나누미(米)’ 행사도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본부석 앞에 설치된 ‘쌀밭’에 쌀이 담긴 가로·세로 17㎝인 비닐 주머니 1만여 개가 쌓였다. 주머니는 지역 자원봉사자들에게 미리 배포됐다. 이 쌀은 무료급식소에 전달됐다.

 대구시가 축제 한마당을 마련한 것은 ‘자원봉사 도시’ 이미지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대구시는 2003년 전국 최초로 시청에 자원봉사과를 만들었다. 당시 조해녕 시장이 한국자원봉사포럼 회장 출신이어서 자원봉사 활성화에 힘을 쏟았다. 현재 대구시 자원봉사센터에 등록된 인원은 55만5408명으로 전체 인구의 22.3%에 이른다.

 정연욱(50) 대구자원봉사센터장은 “이번 행사가 자원봉사의 물결이 전국으로 퍼지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태성 대구시 시민소통과장은 “자원봉사자들의 사기를 높이고 봉사에 필요한 기반도 정비해 보다 많은 시민이 동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hongg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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