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銀 파업] 전산망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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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은행 파업과 관련, 전산망이 정상 가동되느냐가 중대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흥은행 전산망이 다운되면 조흥은행뿐 아니라 조흥은행을 통한 금융거래 전체가 전면 중단되는 대혼란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른 은행들까지 피해를 본다는 의미다.

금융감독원 백재흠 은행검사1국장은 "전산센터의 필수 인원을 확보하고 검사역들을 파견해 전산 시스템을 정상 가동하는 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이들 인원이 장기간 계속해 근무하기는 힘들어 이번주가 파업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흥은행 노조의 이용규 부위원장은 "전산 관련 인력 대다수가 근무지를 이탈해 조만간 전산망 가동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감원은 지난 16일 이미 검사역 6명을 서울 강남의 조흥은행 중앙 전산센터에 보냈으며 충북 청주의 백업센터에도 4명의 검사역을 파견해 전산센터 보호와 정상 가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감원은 조흥은행 중앙 전산센터의 전산망이 다운되더라도 청주의 백업센터를 가동하면 되기 때문에 전산망 가동이 전면 중단되는 최악의 사태는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흥은행 점포가 모두 문을 닫더라도 전산망만 정상 가동되면 인터넷.폰뱅킹과 다른 은행을 통한 예금 대지급이 가능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만일의 경우 조흥은행 전산망이 다운되면 대혼란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 전산기획팀 관계자는 "전산망이 다운되면 조흥은행 고객들은 예금 입출금.송금.환전.대출.공과금 및 세금 납부.어음 지급.당좌 거래.수출환어음 매입 등 모든 은행 거래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경우 조흥은행이 발행한 수표와 어음도 다른 은행에서 받아줄 수 없기 때문에 사용이 중단되고 조흥은행으로의 송금도 불가능해진다.

조흥은행에 결제 계좌를 둔 고객들은 카드 대금과 각종 세금 및 공과금까지 제때 자동이체할 수 없어 연체될 수도 있다. 다만 조흥은행을 제외한 다른 은행을 통한 금융거래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주정완 기자 <jwjoo@joongang.co.kr>
사진=김춘식 기자 <cyjb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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