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글로벌 혁신 기업인, 미래 50년을 말하다] “수돗물처럼 틀면 나오는 교통수단, 그게 우버의 미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트래비스 캘러닉(39) 우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수도꼭지를 돌리면 물이 나오듯 모두를 위한, 어디에서나 접할 수 있는 믿을 만한 교통수단이 되는 게 우버의 미션”이라고 말했다. 캘러닉이 말하는 교통수단은 사람뿐 아니라 물건이나 음식까지 실어 나르는 운송 플랫폼이다. 실제 우버는 이삿짐 운반, 도시락 배달, 택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는 “5분 안에 운송수단을 제공할 수 있다는 건 5분 안에 더 많은 것을 배달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서비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버튼을 누른 후 ‘5분 내’ 도착이란 원칙을 ‘3분 내’ 도착으로 바꾸려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런 시도를 통해 캘러닉은 우버가 ‘운송 혁명’의 선두에 서길 기대한다. 그는 “미래의 도시를 지금보다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일환으로 교통분야의 미래 변화를 예측하고 그에 맞는 혁신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혁신 기업인, 미래 50년을 말하다 <7> 트래비스 캘러닉 우버 창업자
1년 새 재산 두 배로 불려 7조원, 우버 창업자 캘러닉의 전략

 차량 공유서비스를 통해 차량의 수를 줄이는 것도 그가 생각하는 혁신 중 하나다. 캘러닉은 “스마트폰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바로 차가 오고, 그 차 한 대가 그날 하루 동안 30명을 실어 나를 수 있게 된다면 자동차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30명이 차 30대를 소유하는 대신 30명이 쓸 수 있는 차 한 대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교통 분야의 가장 큰 문제인 교통체증과 주차난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캘러닉이 무인자동차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도 그가 생각하는 운송혁명에서 무인자동차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캘러닉은 “일부에선 무인자동차가 사람이 조작하지 않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라며 “세계적으로 매년 교통사고로 130만 명이 사망하고 5000만 명이 다친다”고 말했다. 잘 만들어진 무인자동차라면 사람이 운전하는 차량보다 훨씬 안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인자동차에 대한 관심은 그가 미래 경제를 관통할 키워드로 ‘로봇화’를 꼽은 것과 관련이 많다. 그는 “향후 20년 동안 세계는 로봇화될 것이며, 이는 모든 산업에 걸쳐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캘러닉은 로봇을 움직이는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달함에 따라 인공지능을 적용한 무인자동차 시대도 성큼 다가설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구글과 테슬라, 그리고 애플 같은 첨단기술 기업들이 무인자동차 개발에 나서고 있는 만큼 머지않아 무인자동차는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버는 미국의 카네기멜런대와 협력해 올 2월부터 무인자동차 연구에도 돌입했다. 무인자동차 운행을 위해 3D지도 개발도 본격화했다.

 이런 우버의 활동이 성공할지는 전 세계적 관심사다. 우버가 잉여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공유경제’의 전형이 된 까닭이다. 우버가 불씨를 지핀 공유경제는 모든 것이 ‘우버피케이션(Uberfication·우버화)’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신생기업 99곳 중 5곳이 차량 공유서비스 업체이고, BMW(드라이브나우)·포드(이지카 클럽)·GM(오펠 카유니티) 등의 완성차 메이커들까지 차량 공유서비스를 새로 선보이고 있다. 우버엔 그만큼 도전자가 늘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캘러닉은 이런 경쟁업체들의 등장을 개의치 않는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에도 수없이 많은 ‘우버 유사 서비스’가 있지만 많은 사람이 우버를 선택한다”며 “(경쟁업체가)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우버를 따라올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캘러닉은 자신을 ‘외로운 늑대’ 같은 사업가이고, 우버의 비즈니스 성격이 ‘파괴적(disruptive)’이라고 말한다. 신기술과 새로운 서비스로 기존의 시장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적이 생기겠지만 그들과 싸워 이겨 나가겠다는 것이다.

 사실 미래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들은 모두 ‘창조적 파괴자’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서점을 대신해 등장한 아마존, 피처폰을 구식으로 만들며 스마트폰 시장을 연 애플, 전기차의 대중화를 앞당긴 테슬라, 빈방을 중개하며 기존 호텔 업계를 위협하는 에어비앤비 등이 창조적 파괴자로 통한다. 캘러닉은 “위대한 기업이 되려면 애플이나 에어비앤비처럼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마법(magic) 같은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캘러닉이 예상하는 미래의 주역은 ‘진정한 게임체인저’다. 세상에 감동과 영감을 주는 일을 하되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일을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우버도 마법 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왜 마법인지에 대해 그는 “우버의 서비스는 고객에게 더 많은 시간과 더 큰 기쁨을 주고, 돈까지 벌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캘러닉은 “매일 아침 나를 깨우고 일터로 가는 길을 즐겁게 만드는 건 내가 ‘마법 같은 일’을 하고 있고 또 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라고 말했다.

함종선 기자 sham@joongang.co.kr

캘러닉 우버 창업자의 말말말

▶ 기업인엔 특정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은 그들을 ‘외로운 늑대’라 칭한다. 난 그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듯하다.
▶ 우버는 세련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평범한 휴대전화보다 아이폰을 사 는 것처럼 사람들이 우버를 찾는 이유다.
▶ 우버엔 두 개의 엔진이 있다. 하나는 기술, 또 다른 하나는 운영이다.
▶ 우리는 정치캠페인을 하고 있다. 후보는 우버이며 적수는 ‘택시’라고 불리는 것이다.
▶ 나도 우버의 기사가 돼 차량을 운전한 적이 있다. 내가 받은 평가 점수는 5점 만점에 5점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