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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의 고집 … V10에 프리미엄 몽땅 넣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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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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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위해 조준호 LG전자 사장이 1일 ‘수퍼 프리미엄폰’으로 불리는 스마트폰 V10을 공개했다. 화면 상단에 작은 직사각형 디스플레이를 더해 화면이 꺼진 상태라도 문자나 날씨, 음악재생 기능을 선택해 쓸 수 있다. 오는 8일 국내 출시되며 가격은 79만9700원. [사진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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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불도저 경영자’로 알려진 구본준(64) LG전자 부회장이 1일 대표이사 취임 5년을 맞았다. LG전자는 구 부회장이 구원투수로 나섰던 2010년처럼 또 다시 스마트폰 사업 부진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 공교롭게도 LG전자는 이날 ‘수퍼 프리미엄폰’으로 연초부터 세간의 기대를 모은 LG V10을 서울 세빛섬과 뉴욕에서 동시 공개했다.

79만9700원짜리 8일 국내 출시
세계 첫 전면 광각 듀얼 카메라
셀카봉 없이도 8명 화면에 담아
음량 조절 15단계서 75단계로
별도 화면으로 틈틈이 시간 확인

 오는 8일 국내 정식 출시를 앞두고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조준호 MC사업본부장(사장)이 세빛섬 행사장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언제쯤 실적 개선이 되는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이렇게 답했다. “(스마트폰을)더 팔고, 덜 팔고 하는 것은 사업을 맡고 있는 사람입장에선 중요하지만 훨씬 더 중요한 것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주고 (고객에게)인정 받느냐는 것이다. LG폰에 대한 팬이 늘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

 5년 전처럼 다시 ‘기본’으로 돌아간 LG전자가 이날 내놓은 V10은 구 부회장이 고집스레 선택한 프리미엄 전략의 대표 주자다. 김종훈 LG전자 전무는 달라진 프리미엄 전략에 대해 “올해 상반기 G시리즈, 하반기에 V시리즈를 내놨다”며 “G시리즈는 자동차에 비유하면 세단이고 V시리즈는 역동적인 SUV(스포츠유틸리티카)차량”이라고 설명했다. “G시리즈가 폭넓은 고객층을 타깃으로 휴대성과 사용성을 갖췄다면 V시리즈는 모험을 추구하는 멀티미디어 유저를 타깃으로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제품 이름에 모험을 뜻하는 영어단어 어드벤처(adventure)에서 V를, 10점 만점의 10점을 뜻하는 숫자 10을 더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멀티미디어에 특화된 고객을 팬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LG전자가 선택한 건 세계 최초의 전면 듀얼 카메라. 후면 16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한 데다, 광각 120도 듀얼 카메라로 최대 8명의 어른이 셀카봉 없이도 한번에 사진을 찍을 수가 있다. 비디오 전문가 모드를 적용해 원하는대로 셔터스피드(6000분의 1초~30분의 1초)와 화이트밸런스(53단계), 감도(17단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손떨림 방지칩을 장착해 캠코더급의 안정적인 영상 촬영도 된다. 여기에 퀵 비디오 에디터 기능을 더해 촬영한 영상을 쉽게 편집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3개 고감도 마이크를 내장해 촬영과 동시에 음향 확인도 가능하다. 음악 감상 기능은 확 높였다. 기존 15단계였던 음량조절을 75단계까지 늘렸고, 음향기기 분석을 기반으로 전문가용 헤드폰이라도 고유 성능을 충분히 낼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는 실제로 달라진 음향 비교를 위해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소니, 애플의 제품과 V10을 나란히 놓고 비교시연을 하기도 했다.

 5.7인치 대화면 스마트폰 상단에 더한 0.2인치의 이형(異形) 디스플레이는 소비자의 경험과 편의를 고려한 야심작이다. 이용자들이 단순히 시간이나 날짜를 확인하려 스마트폰을 켜는 것이 하루에 150번이 넘는다는 점에 착안해 스마트폰 머릿단에 직사각형 디스플레이를 얹었다.

 메인 화면이 꺼진 상태라도 시간과 배터리 상태를 확인하고, 자주쓰는 앱과 최근에 열어본 앱까지 한 번에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폰 측면 프레임엔 명품시계나 외과용 수술도구에 쓰이는 스테인리스 소재를 쓰고 뒷면엔 실리콘 소재의 ‘듀라 스킨’을 적용해 스크래치나 충격에도 스마트폰을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기능은 늘린 데 반해 가격을 G4 대비 2만5000원 내린 건 강점이다. 국내 출시가격은 79만9700원.

  다만 프리미엄 시장에서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각각 삼성페이와 애플페이를 내세워 스마트폰을 통한 소비자 ‘락인(rock-in)’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데 반해 V10엔 지문인식 기능을 넣고도 이에 대응할 만한 모바일결제 시스템이 탑재되지 않은 것은 단점으로 꼽혔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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