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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세 번째…동화약품 대표이사 교체 '화이자 출신도 힘드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동화약품이 또 한 차례 수장을 교체했다. 2012년 이후 전문경영인 대표가 3번째 교체됐다.

특히 이번에는 다국적 제약사 출신 영업 전문가를 기용했지만 2년을 채우지 못하고 내부에서 새로운 대표를 발탁했다.


24일 동화약품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기존 윤도준·이숭래 각자 대표 체제에서 이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하면서 후임으로 오희수 상무를 신규 선임했다.

이에 따라 동화약품 대표이사는 윤도준·오희수 각자 대표체제로 바뀌었다. 신임 오희수 대표는 동화약품에서 OTC 마케팅 부장, 약국사업부 이사를 거치면서 22년 동안 동화약품에 근무했다.

이번에 사임한 이숭래 전 대표이사는 한국화이자제약에서 영업·마케팅을 담당한 전문의약품 분야 영업통이다. 동화약품에는 2013년 10월 합류했다. 바로 직전인2013년에는 얀센 출신인 박제화 전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으나, 1년 반 만에 돌연 사임했다.

다국적제약사 출신 대표이사가 연달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난 셈이다. 동화약품은 “이숭래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퇴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국내 제약사인 동화약품의 기업문화에 익숙하지 않은데다 지속된 실적부진으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 일반의약품에 주력했던 동화약품은 2000년 의약분업 이후 국내 시장에서 크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당시 동화약품과 비슷한 규모였던 대웅제약·한미약품 등과 비교해 더딘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의약품 시장이 전문의약품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동화약품처럼 일반의약품을 주력으로 하는 시장이 줄어서다. 현재 국내 의약품 시장은 전문의약품이 80%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관련 업계에서는 동화약품이 전문의약품 영영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매출 규모를 크게 키우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동화약품의 주력 제품 매출은 소화제 활명수나 상처치료제 후시딘 등 일반의약품이 대부분이다. 반면 전문의약품 부문에서는 이렇다할 대표 제품이 없는 실정이다.

불운도 겹쳤다. 동화약품은 의료계에 지난해 50억 원대 규모 리베이트를 건넨 혐의로 적발됐다. 대표를 비롯해 영업 관련 임직원이 검찰조사를 받으면서 직원들이 회사를 대거 이탈했다.

올 상반기 기준 동화약품 직원수는 680명이다. 2009년 상반기 80명 보다 200명 이상 줄었다.

여기다 전문의약품 제품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2007년 동화약품은 미국 P&G사와 총 5억달러 규모의 골다공증치료제 수출 계약을 맺었지만 이후 백지화됐다. 국산신약 3호로 허가받은 ‘밀리칸’은 시장성이 없다는 이유로 2012년 시장에서 철수했다.

2013년에는 원료 변경을 의도적으로 숨겼다는 이유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유산균 설사약 락테올 제제의 허가가 취소되면서 시장에서 퇴출됐다. 순조로운 일반의약품 사업과 달리 전문의약품은 지지부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동화약품이 이번 대표이사 교체로 어떤 돌파구를 제시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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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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