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된 현대아산 北에 올들어 72억원 송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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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을 겪고 있는 현대아산이 올 들어 북한에 5백98만8천5백50달러(약 71억8천여만원)를 송금한 것으로 통일부가 유흥수 의원(한나라당)에게 제출한 '2003-현재까지 현대에서 통일부에 제출한 대북 송금내역 및 명목'에서 나타났다.

이 중 올해 관광료는 약 98만달러이며 나머지 5백만달러는 2001년 2~5월간 관광료 중 절반만 지급하고 남은 2천4백만달러의 일부라고 현대아산 관계자가 16일 밝혔다. 올해 관광객은 해상관광(1인당 1백달러) 1만3백88명과 육로관광(1인당 50달러) 1천2백15명 등 1만1천6백3명이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는 한달에 관광객이 1만명에 이르는 등 금강산 관광이 크게 활성화돼 운영자금이 남아 있었으며 이 돈으로 미수금 일부를 북한에 보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5백만달러를 포함, 지금까지 서너 차례에 걸쳐 모두 1천7백만달러를 북한에 지급해 현재까지 남은 미지급금은 7백만달러라고 덧붙였다.

현대아산은 2001년 6월 정액제(월 1천2백만달러)로 북한에 내던 관광료를 그해 6월부터 관광객 1인당 1백달러씩 계산해 지급하고, 그해 2~5월까지 관광료 중 미지급한 2천4백만달러를 여유가 생길 때마다 나누어 지급하기로 북측과 합의했었다.

한편 현대아산은 2000년 말께부터 자본이 잠식된 상태며 정부가 남북교류협력기금에서 지원하던 금강산 관광경비 보조금도 지난해 말 이후 끊겼다. 이에 따라 현대아산은 지난 4월부터 직원들에게 임금의 50~80%만 지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을 이유로 북한이 중단시킨 금강산 해상관광은 오는 27일 재개된다.
정용수.강병철 기자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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