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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용 습판 사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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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odion Project Ⅱ - 박일용 습판 사진전

‘콜로디온 습판사진’의 거장 박일용 작가의 6번째 개인전이 오는 9월 30일부터 10월 5일까지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목포 옛 도심의 소소한 풍경과 일상들로 불확실의 시대, 그래서 더욱 기억하고 싶은 순간의 공간과 시간을 담았다. 작가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어쩌면 마지막 옛 모습일 수도 있는 그곳의 시간과 공간을 사진을 통해 간직하고 싶었다”라고 말한다.

이번 전시 ‘Collodion Project Ⅱ - 박일용 습판 사진전’에서 선보이는 30여점의 작품은 20세기의 감성을 갖춘 작가가 19세기 사진술(Wet Plate Collodion Process)로 21세기 한국의 남도 풍경과 서정을 담았다.

습식유리원판 사진술은 1851년 영국의 프레드릭 스콧 아처에 의해 개발됐지만 1880년대에 들어와 유리건판이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면서 사라졌다. 30여년 동안 세계 사진사에 등장했다가 사라진 비운의 사진술이다.

우리나라에는 유리건판 사진술이 먼저 들어와 상용화되면서 미처 알려지지도 못했다. 1980년 이후 한국과 미국에서 대형카메라 (8×10, 20×24 inch)로 풍경과 인물 작업, 폴라로이드 전사,비은염사진 작업을 발표해 온 작가는 2004년부터 콜로디온 사진술로 작품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한국 사진계에서는 ‘부재의 실존’이라 불리며 몇몇 연구자들의 실험 데이터적 사진과 학술논문으로만 존재했던 이 분야를 수면 위로 끌어 올리고 있다.

2008년 5월 개인전(인사아트센터, 서울)을 통해 2004년- 2006년 사이 콜로디온 습판 방식으로 제작된 사진을 발표한 후 7년 만에 더욱 감동적인 작품으로 돌아온 것이다.

작가는 “한국 사진계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습판사진술을 발굴하고, 작품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은 마치 밝혀지지 않은 오래 된 지층을 하나씩 파고 들어가는 듯한 짜릿함의 연속이었다”라고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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