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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미용이든 패션이든 잘못하면 평생 후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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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눈썹 숱이 적어 불만이었던 이모씨(여.45). 지난해 동네 미용실에서 5만원에 눈썹 문신을 했다. 하지만 그녀는 곧 후회를 했다. 문신이 마치 붓글씨로 쓴 듯 색깔이 진하고, 부자연스러웠기 때문.

그녀를 더욱 곤란하게 한 것은 피부 부작용. 3개월 후부터 피부가 가렵고 부풀어오르더니 굳은 살로 변해 흉측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최근 문신이 화제다. 축구선수 안정환의 골 세리머니로 보여준 어깨 문신, 병역 기피자와 무자격 시술자의 무더기 입건 등 일련의 사건이 문신을 화제거리로 만들고 있다.

하지만 문신은 이미 우리 사회에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미용실은 물론 문신 전문 시술소를 차려놓고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대상자를 공공연히 모집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부작용이나 문신 결과에 불만을 품고 병원을 찾는 사람도 많다. 아주대병원 피부과 강원영 교수는 "어머니가 문신을 한 학생을 끌고 피부과를 찾을 정도로 성별이나 나이와 상관없이 대중화되고 있다"며 "위생관념이나 피부손상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앞으로 문신 부작용 환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문신의 가장 큰 문제는 감염. 위생에 신경을 쓰며 1회용 주입기를 사용하는 시술소도 있지만 소독을 하지 않거나 적당히 알코올로 닦아내는 곳도 많다.

미용실에서 문신을 전문으로 하는 김모씨는 "남대문 도깨비 시장에서 구입하는 염료 자동주입기의 경우 침이 일체형으로 되어 있고, 가격도 6만원이나 해 반복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혈관이 분포되어 있는 진피까지 침이 들어가면 에이즈나 간염에 걸릴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 실제 미국에선 인구의 2%가 C형 간염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이중 40%가 문신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된다.

둘째는 부자연스러움이다. 대부분의 시술자들이 미적인 감각 없이 자동주입기로 염료를 주입하기 때문에 마치 붓글씨로 한일(一)자를 그려넣거나 선이 일정치 않고, 균형이 맞지 않아 불만요인이 되고 있다.

김성완피부과 원장이 문신을 없애기 위해 병원을 찾은 3백58명을 분석한 결과 절반 이상인 1백85명이 불과 5년도 안돼 문신 제거를 원했다. 특히 여성의 경우는 62.5%나 됐다. 부작용과 함께 기대했던 미용효과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셋째는 피부에 상처가 나면 잘 아물지 않고 부풀어 오르는 켈로이드 체질이다. 또 알레르기 체질은 문신 뒤 심하게 가렵고 이물감이 생겨 고통을 호소한다. 싸구려 염료도 부작용을 부추긴다. 천연추출물의 경우 10㏄ 한 바이엘에 15만~20만원선이지만 화학제품은 3만원 수준이다.

지금까지는 문신을 지우려다 화를 당하는 경우도 많았다. 담뱃불로 지지거나 양잿물 같은 강산성 화학물질을 이용해 심한 화상을 입기도 한다. 김원장은 "조사에서도 30명이 문신을 지우려다 심한 피부손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레이저가 등장한 이후 문신을 지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게 됐다.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류지호 원장은 "색깔에 따라 루비.앤디야그.알렉산드라이트 등 다양한 큐스위치 레이저가 쓰인다"며 "눈썹은 1~3회, 몸은 5회 이상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문신은 서양에서 많이 사용하는 복합 색소가 아닌 단일 색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제거가 쉽다는 것이다.

그러나 완전히 색소가 빠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는 혈액순환과 관계가 있다. 강교수는 "탈색의 원리는 레이저가 색소를 잘게 부수면 혈액속에 있는 대식세포가 색소를 먹어치우는 것"이라며 "등과 같이 몸에 그려진 문신이 잘 빠지지 않는 것은 얼굴에 비해 몸의 혈액순환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종관 의학전문기자

*** 바로잡습니다

6월 17일자 S5면 '문신, 잘못하면 평생 후회'기사 중 그래픽 배경으로 쓰인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전혀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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