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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소녀들, 신데렐라가 될 꿈에 부풀어 왕궁 가다 참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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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와질랜드 결혼식 [중앙포토]

아프리카 스와질랜드에서 매년 열리는 왕비 간택식 축제에 참석하려던 젊은 여성 65명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BBC 등 외신들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젊은 여성들을 태우고 왕비 간택식 축제가 열리는 음바바네로 향하던 트럭이 정차해 있던 승용차를 들이받아 전복됐다고 29일 보도했다.

스와질랜드 민주화운동 단체 스와질랜드 연대 네트워크(SSN) 측은 이날 “사고 초기 38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상자 가운데 사망자가 늘면서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65명”이라고 밝혔다.

숨진 여성들은 10대 소녀를 비롯해 젊은 여성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들은 지붕이 없는 트럭을 타고 가다 사고를 당해 피해가 컸다.

31일 열릴 예정인 ‘갈대 춤 축제’는 매년 8일 동안 열리는 왕비 간택식 겸 미인대회다. 수만 명의 젊은 여성들이 반라 상태로 갈대를 든 채 춤을 추면 국왕 음스와티 3세가 이들 중 한 명을 신부로 간택한다.

아프리카의 전제군주 국가인 스와질랜드는 1986년 즉위한 음스와티 3세가 30년째 통치하고 있다. 올해 47세인 음스와티 3세는 이미 14명의 왕비를 뒀다.

스와질랜드에선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려는 시민운동이 벌어지고 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서도 경찰 등 당국은 “왕궁 행사와 관련한 일이어서 자세한 정보를 밝힐 수 없다”며 소극적 대처로 일관했다.

외신들은 “SSN 등 민주화운동 단체들을 통해 사고 사실이 처음 알려졌으며 구체적인 사고 원인이나 사망자 수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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