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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떠난 무연고자 위해 … 마지막 배웅 해드립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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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혼자 살아온 사람이 저 세상에 갈 때도 혼자면 얼마나 외롭겠어. 가는 길 쓸쓸하지 않게 배웅이라도 잘 해줘야지.”

 울산에서 활동하는 ‘희망나눔 동행’ 심문택(69·사진) 회장의 말이다. 동행은 독거노인을 돌봐주고 무연고 사망자에게 무료로 장례 서비스 등을 해주는 봉사단체다. 공무원과 운수업을 하다 은퇴한 심 회장이 지난해 1월 20일 결성했다. 회원은 현재 115명. 주부·자영업자·회사원 등 다양하다. 이 중 30명은 장례지도사 자격증이 있다. 독거노인 돌봄 서비스와 장례 서비스까지 원스톱 봉사 시스템을 갖춘 것이다.

 원래 무연고 사망자는 경찰의 확인을 거쳐 곧바로 화장했다. 하지만 동행 결성 이후 해당 자치단체의 연락을 받은 회원들이 울산 하늘공원에서 장례를 치러준다. 임종에서 입관, 봉안실 안치, 제사 등 상주로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다. 지난해는 자택에서 숨진 지 5일 만에 발견된 50대, 지병으로 병원에서 숨졌지만 가족이 시신 인수를 거부한 60대 등 모두 7명이 동행의 혜택을 봤다. 올해는 현재까지 10명이 서비스를 받았다.

 동행은 무연고자 1인당 75만원씩 구청 지원을 받는다. 하지만 이 돈은 모두 장례식·화장장 비용으로 들어간다. 구청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위패와 제사상 마련, 봉사자 식비 등 20만~30만원의 추가 비용은 모두 심 회장이 주머니를 털어 해결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동행은 올해 한국자원봉사협의회 주최 전국 자원봉사대축제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심 회장은 “회비와 후원금을 모아 활동을 확대해 나가겠다” 며 “노인 고독사와 무연고 임종이 늘고 있는 요즘 쓸쓸한 죽음을 맞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유명한 기자 famo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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