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에너지난은 옛말"…「인공태양」을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인류가 당면한 주요 현안문제중에 결코 빠질수 없는것이 에너지문제다.
불의 발견이후 인류는 삶의 전반에 걸쳐 에너지를 써왔고 또 그 에너지를 원동력으로 현대문명을 이룩했다.
시대의 변천에따라 주에너지원은 목재에서 석탄으로, 다시 원유자원으로 탈바꿈해왔고 다른 형태의 에너지인 전력도 존재하게됐다.
한편 제2차세계대전이후 원자력이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등장해 최근에는 그 안전성에 대한논란에도 불구하고 비중을 더해가고 있다.
그러나 이같이 다양한 에너지원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지구의에너지 수요가 충족되기는커녕 수시로 에너지위기론과 에너지부족으로인한 지구파멸론이 제기되고 있는것이 오늘의 실정이다.
20세기의 가장 주된 에너지원으로 자리를 굳힌 원유(천연가스포함)는 60∼90년안에 완전히 고갈될 전망이고 앞으로 3백년간 쓸수있다는 석탄도 채탄상의경제성문제로 점차 에너지원으로서의 위치가 약화되는 추세다.
참고로 세계의 에너지 소비추세를 살펴보면 1980년에는 석유 5백억배럴에 해당하는 2백70mQ(1mQ=2백52×10의 ,12제곱 킬로칼로리) 를 썼는데 이것이 2000년에는 4백mQ로 1·5배 늘어날 전망이고 2050년에는 7백mQ, 22세기에는 무려 1천mQ (석유 1천9백억배럴) 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같은 수요예측과 두차례에 걸친 석유파동 (73년, 79년) 으로 전세계는 에너지절약방안수립과 새로운 대체에너지개발에 박차를 가해와 그동안 태양에너저, 고속증식로,조·파력등은 물론 풍력, 바이오에너지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에너지원의 개발을 시도해오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연료들은 경제성과 규모, 안전성등의 측면에서각기 몇가지 단점이 있기 때문에 미래의 주력에너지로서는 결격사유를 갖고있는 셈이다.
그러면 안전하고도 대형에너지를 무진장 만들어낼수있는 원천은 과연 무얼까.
그 결론은 인공태양을 지상에 만드는것으로 수소를 이용한 핵융합방식이라는 것이다.
수소원자는 대개 양자하나로 구성돼 있는데 바닷물속 물분자(수소원자2개, 산소원자1개로 구성)6천5백개당 1개는 수소의 원자속에 중성자가 1개 또는 2개가 들어있는 중수소 또는 3중수소라는것.
이 중수소를 이용해 특수상태에서 중수소-중수소반응을 시키면, 수소원자·3중수소·헬륨·중성자와 함께 막대한 에너지가 튀어나오며 이것을 직접전환시켜 전기를 발생시키는것이 바로 핵융합로의 이론으로 수소폭탄을 서서히 터뜨리는 방식인 셈이다.
따라서 바닷물속의 중수소와 3중수소를 이용해서 에너지를 발생시키면 바닷물 1백ℓ당 휘발유 3백ℓ에 해당하는 열량이 나오고 이것을 바닷물 총량인 1천3백60WHt으로 곱할 경우 79년기준으로 인류가 1백억년간 충분히 쓸수있는 에너지를 만들수있다는것이 핵융합 에너지의 매력이다.
인류의 에너지문제를 바로 이핵융합방식에 의해 해결하려 연구중에 있고 세계 수십개 연구소중에서도 실용화에 가장 접근했다는 로런스리버모 연구소를 살펴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시 중심가에서샌프란시스코만을 사이에두고 동쪽70km지점에 위치한 곳에 로런스리버모 국립연구소가 있다.
「레이건」행정부의 강경군사정책인 「별들의 전쟁」을 기술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더 유명한 이 연구소는 MX미사일·크루즈미사일의 핵탄두 개발이라는가공할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는 외형적인 인상과는 달리 인류를 에너지위기에서 구할 핵융합로개발과 생태·환경보전에 관한 연구에 오히려 더 적극적인 노력을기울이고 있었다.
「로저·베첼」연구소장은 『지난해 우리·연구소의 총예산은 7억4천8백만달러 (약6천억원) 였다.
그중 무기개발등 군사연구에는 2억6천만달러만 쓰였고 핵융합로개발·환경연구·시설투자에 나머지 비용을 썼다.
이같은 추세는 올해도 계속돼 예산총액8억4천3백만달러중 65%인 5억4천5백만달러를 평화적인 연구에 쓸 예정으로 있다』고 설명했다.
리버모연구소가 추진하고 있는 핵융합방식에 의한 에너지개발방법은 이른바 자기거울을 이용한 자기핵융합방식과 레이저를 이용한 레이저핵융합방식의 두가지.
그중에서도 대형무공해에너지공급의 열쇠가될 자기핵융합방식에관해 「리처드·F·포스트」박사(자기핵융합담당부소장) 의 설명이 설득력이 있었다.
『우리는 지난해까지 혁신적인 소형자기핵융합로를 개발, 실험적으로는 완벽한 에너지생산설비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에따라 지난해 12월부터 총연강시65·6m, 구경8m의 발전용량 50만kw급 자기핵융합로를 건설중에 있다. 이것이 세계최초의 미내형핵융합로가 될것이 틀림없다.』
-자기핵융합방식이란 무엇인가.
『핵융합방식의 요체는 중수소를반응시켜 헬륨과 수소등의 물질로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나오는막대한 에너지를 전력으로 바꾸는 것이다. 우리는 이 고온의 수소플라스마를 용기 (노) 속에 잡아두는 특수자기거울을 개발했는데 그것은 초전도성 자석코일로 미래형핵융합방식의핵심이 될수있는 기술이다』
-융합로에서 에너지가 생성되는 과정을 쉽게 설명해달라.
『핵융합로 안에서는 연료로 들어온 중수소원자들은 플라스마상태로 있어야 한다. 플라스마란 물질의 제4상태로 이온가스의 형태를 말하는데 이것은 마치 금속처럼 자성을 띠게된다. 이 고온플라스마는 용기의 내부에 떠있는 상태로 있어야하는데 이 상태는 초전도자석에 의해 유지된다. 일단 핵융합반응을 일으키게되는상태로 들어가게되면 우리가 개발한 야구공이음새모양의 자석속에 저장돼있는 플라스마의 중심부에서 발생한 고에너지의 전기를 띤 입자들이 자양에의해 속도가 늦춰지고 그때 융합로 한쪽끝에 (+)와(-)의 입자가 따로따로 모여들고 이때 생기는입자들의 운동에너지가 직류전류로전환돼 효율80%의 전기를 발생하는 것이다.』
-이용합로의 장점은 무엇인가.
『우선 무공해에다 위험없이 에너지를 생성할수있으며 자원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이다. 이 핵융합방식은수소를연료로 쓰고 에너지가 나온후에 남는것도 헬륨과 수소뿐이므로 안전하고 아무런 공해가 없다. 한편 연료자체도 바닷물속에 무진장으로 널려있기 때문에 미래의에너지로 손색이 없다는것이다.』
-이방법에의한 에너지실용화시키는 대체로 언제쯤으로보는가.
『현재 우리가 건설중인 핵융합로는 88년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으로있다. 따라서 일단 90년대초부터는 상업가동이 실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는 흔히 휴대할수없는 에너지, 분할할수없는 에너지로 알려져 석유의존에서 탈피할수 없다고 말하지만 고성능 배터리의개발로 전기자동차등에 사용될수있으므로 휴대와 분할이 가능하리라고본다』
-핵융합발전소의 설립입지는 어디가 좋은가.
『바닷물속의 중수소를 이용하는 기술이기때문에 아무래도 바다근처가 적당하리라고 본다. 해삼구조물을 이용해서 만든 인공섬에 핵융합발전소를 세우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점에서 보편화될것으로 본다. 또한 핵융합발전소에서 나오는 폐열을 이용해 고급어종을 양식한다든지 하는등의 산업다변화도 이뤄질 것이다』
-한국은 아직까지 석유가 나오질않고 있고 또 만성적인 에너지부족을 겪고 있다.
최근에 원자력발전소건설에 박차를 가하고있는데 대형에너지확보에 관한 장기계획을 바꿔야 하지않는가.
『장기계획차원에서는 한국도 미래의 대형무공해에너지 확보방식을 채택할 태세를 갖추어야한다고 본다. 특히 3면이 바다인 한국은 주에너지원을 핵융합방식으로 확보할것을 권하고 싶다.』

<용어해설>
◇플라스마=일반적으로 물질은양자와 전자가 결합된 원자상태로 있게 되지만 초고온상태에 놓이게되면 구조가 풀어져 양자와전자는 각기 +이온과 -이온이라는 전기적인 특성을 띠게되고 이 이온들은 기전도성을 갖는다.
이처럼 이온화된 가스상태를 플라스마라고 부른다.
그러나 플라스마는 +입자와 -입자가 같은 밀도로 공간에 분포하게돼 전체적으로는 전기적 중성상태를 유지한다.
◇자기거울=고온상태의 플라스마는 온도가 섭씨 2억도 부근에 이르기때문에 어떤 물체라도 여기 닿기만 하면 녹아 없어진다.
따라서 이 플라스마상태를 지속시키려면 일정한 공간안에 물체와 접촉하지않고 떠있는 형태가 되어야한다.
이를위해 자기거울이라는 야구공의 이음새모양을한 2개의 초전도자석코일을 개발.
이자석의 힘으로 (+)와(-)의 전기적성질을 갖는 플라스마를 한군데 묶어 원하는 공간에띄워놓을수 있게됐다.
◇수소폭탄과 핵융합발전=중수소를 플라스마상대에서 반응시켜나오는 막대한 에너지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이 두가지의 원리는 같다.
다만 수소폭탄은 생성된 에너지를 한꺼번에 분출시켜 가공할 파괴력을 발산하는 것이 고핵융합발전은 생성된 에너지를 마치 자동차연료탱크에서 휘발유를 가스형태로 바꿔 조금씩 분사하듯 미량씩 주입시켜 전기를 일으킨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