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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부 하는 박병호, ML스카우트 앞에서 45호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년 연속 홈런왕 박병호(29·넥센)를 막을 홈런타자가 없어 보인다. 시즌 45호 아치를 그렸다.

박병호는 26일 서울 목동에서 열린 kt와 홈 경기에서 4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쐐기 스리런포를 터뜨렸다. 넥센이 3-1로 앞선 4회 말 2사 1·3루에서 kt 선발투수 정대현을 상대로 2구째 체인지업(시속 120㎞)을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35m에 달하는 큰 홈런이었다. 박병호는 지난 20일 SK전 홈런 이후 6일 만에 45호를 쏘아올렸다. 홈런왕 경쟁에서 독보적이다. 2위 에릭 테임즈(NC·37개)와 격차를 8개로 벌렸다. 2년 연속 50홈런 돌파도 5개만 남겨뒀다. 지난해 박병호는 52홈런을 기록했다.

박병호는 경기 후 "초구에 직구가 와서 다음 공은 변화구를 예상했는데 맞아떨어졌다. 점수가 필요한 상황에서 스리런포를 날려서 기분이 좋다. 남은 경기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목동구장에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들의 관심 선수는 박병호다. 박병호는 올 시즌이 끝나면 구단 동의 하에 해외진출이 가능하다. 이날도 지난해까지 넥센 유격수로 뛴 강정호(28)의 소속팀 피츠버그 파이리츠를 비롯해 8개 팀 스카우트가 관중석에 앉아 박병호의 대포를 관람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박병호를 향한 관심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 유력지 보스턴 글로브는 박병호의 에이전트 앨런 네로와 인터뷰를 실었고, "메이저리그에서 강정호의 성공은 박병호에게 좋은 소식"이라고 소개했다. 네로는 강정호의 빅리그 진출을 도왔다.

박병호는 빅리그 도전에 대해서 입을 꾹 다물었다. 친한 지인에게도 메이저리그 관련 이야기는 안하고 있다. 그는 "나는 FA(자유계약선수)가 아니다. 팀이 순위 싸움을 하고 있는데 (메이저리그) 이야기를 하는 것은 동료들에게 실례"라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그의 행동에는 꿈의 무대를 향한 마음이 묻어나고 있다. 쉬는 시간에는 숙소나 라커룸에서 영어공부에 몰두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과도 수시로 영어로 대화를 나눈다. 원정 숙소 룸메이트였던 김하성(20)은 "훈련을 마치고 숙소에 오면 피곤한데 박병호 선배는 영어를 듣고 영어 단어를 외운다. 참 멋지게 영어를 해서 부럽다"고 말했다.

4위 넥센은 4회 박병호와 김민성(시즌 15호)의 백투백 홈런을 비롯해 13안타를 몰아치며 kt를 9-1로 꺾고 3연패를 탈출했다. 선발투수 피어밴드는 7이닝 1실점으로 시즌 10승(8패)째를 올렸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피어밴드가 좋은 피칭으로 선발투수로서 제 역할을 다했다. 지난 주 어려운 경기를 해서 선수들 사기가 떨어졌는데 오늘 승리를 계기로 다시 일어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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