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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위기와 한반도 평화' 학술회의] "미국은 北에 핵 포기 대가 밝혀야"

중앙일보

입력

*한국통일포럼(회장 백영철 건국대 교수)은 지난 10일 ‘북핵 위기와 한반도 평화-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제언’이란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지난 3월 평양에서 열린 ‘제6차 남북 해외학자 통일회의’에서 논의된 사항을 바탕으로 현재 한반도에 조성된 핵위기의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열린 이 회의에서 북한 전문가들은 북핵문제에 대한 진단과 한반도에 평화를 이룩하는 해법을 제시했다. 편집자

한국통일포럼(회장 백영철 건국대 교수)은 지난 10일 '북핵 위기와 한반도 평화-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제언'이란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지난 3월 평양에서 열린 '제6차 남북 해외학자 통일회의'에서 논의된 사항을 바탕으로 현재 한반도에 조성된 핵위기의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열린 이 회의에서 북한 전문가들은 북핵문제에 대한 진단과 한반도에 평화를 이룩하는 해법을 제시했다.

"미국은 북한과 대화는 하되 협상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회담이 열린다 해도 대타협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다."(명지대 윤덕희 교수)

"미국은 한국과 중국이 협력하면 대북 경제제재를 취할 것이고, 만약 두 나라가 협력하지 않는다면 북한이 핵개발을 하도록 방치할 가능성이 크다."(한국외대 남궁영 교수)

지난 10일 한국통일포럼이 주최한 '북핵 위기와 한반도 평화-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제언'이란 학술회의에서 북한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미국이 대북 강경 자세를 고수할 것이므로 북핵문제가 북측의 의도대로 풀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남궁영 교수는 "북핵문제는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세계전략과 북한의 생존전략이 충돌을 빚어 발생한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을 핵무기도 기꺼이 사용할 수 있는 비합리적인 정권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선제공격까지 배제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재 우암평화연구원장도 "미국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강경한 대북정책을 검토중"이라며 "탈북자도 갈수록 늘어나고 주민들의 기본 생활마저 해결하지 못하는 북한정권을 사담 후세인정권보다 훨씬 못한 정권으로 미국은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핵 위기를 어떻게 해결할지 전문가들은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경남대 김근식 교수는 "유일한 해결책은 북.미 관계의 개선"이라며 "두 나라의 관계 개선 없이는 한반도의 평화도 이뤄질 수 없다"고 단언했다.

중앙일보 김영희 대기자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반대급부가 무엇인지 미국이 분명히 제시해야 실마리가 풀린다"며 미국의 전향적인 자세를 주문했다. 북.미가 한발씩 양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서울대 하영선 교수는 "북한은 자주권과 생존권을 핵무기가 아닌 다른 방안으로 확보할 것을 선언하고, 미국과 관련당사국들은 북한의 생존권을 담보하기 위한 군사.경제.정치적 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북.미 두 나라의 대치 국면에서 한국정부가 운신의 폭이 크진 않지만, 보다 적극적인 외교를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윤덕희 교수는 "한국정부는 이제까지 남북공조와 국제공조를 '제로섬'(전부 아니면 전무) 게임식으로 접근하는 정책적 실수를 저질러왔다"며 "남북한의 화해.협력이 북.미, 북.일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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