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적 외모에 고객 북새통…스트리트형 상가 전성시대

조인스랜드

입력

업데이트

[김영태기자]

상가의 차원이 한 단계 높아졌다. 외모가 유럽형으로 바뀌고 내실이 튼튼해졌다. 다름아닌 '스트리트형 상가' 얘기다. 스트리트형 상가는 점포를 수직이 아닌 수평으로 배치하는 구조다. 고객이 걸으면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국적인 외모 덕에 집객 파워가 올라가고 고객 체류시간, 점포 재방문율 등이 높아졌다. 최근 상가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어 놓고 있는 스트리트형 상가의 매력과 전망 등을 알아본다.

2013년 서울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한 아이파크 애비뉴 1·2차 상가는 분양 시작 두 달만에 244개 점포가 대부분 팔려 나갔다.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가운데 거둔 성적표라 화제가 됐다. 이어 올 4월 경기도 김포 한강신도시에서도 승전보가 울렸다. Cc-01 블록의 카림애비뉴가 두세 달 새 200여개 점포를 모두 팔아치운 것이다.

'분양 대박'을 기록한 이들 상가에는 두 가지 공동점이 있다. 아파트 단지내 상가라는 점과 점포를 가로형으로 배치한 스트리트형 상가라는 점이다.

상가 분양시장에서 스트리트형 단지 내 상가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주요 지역에서 나오는 스트리트형 단지 내 상가마다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분양 열기가 뜨겁다.

▲ 상가시장에서 외관이 이국적이고 이용이 편리한 스트리트 몰의 인기가 높다. 사진은 스트리트형 점

포 배치로 상권 활성화에 큰 성공을 거둔 판교신도시 아브뉴프랑 전경.

독특한 점포 배치

스트리트형 상가는 서울 강남 가로수길이나 경기도 분당 정자동 카페거리처럼 길을 따라 점포를 일렬로 쭉 배치한 상가다. 고객이 길을 걸으면서 쇼핑을 즐길 수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기존 도심의 거리에 주로 형성돼 있던 스트리형 상가가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대략 2000년대 초반부터다. 당시 부천 위브더스테이트가 단지 안에 665m 길이의 가로형 상가를 조성하면서 스트리트형 상가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불러모았다. 이후 스트리트형 상가는 획일적인 닭장식 고층 상가를 대체하는 새로운 형태의 이색 상가로 수요자들의 높은 인기를 누려오고 있다.

스트리형 상가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우선 기존 상가와 달리 소비층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기존 고층 상가의 경우 수요자들이 계단 등을 오르내려야 해 번거로웠던 반면, 스트리트형 상가는 보행자 위주로 설계돼 수요자들이 접근이 편하다. 또 점포 안에 진열돼 있는 상품들이 거리를 오가는 고객들에게 자연스럽게 노출되기 때문에 시각적 효과가 뛰어나 구매력을 높일 수 있다는 매력도 있다.

이국적인 외관 덕에 '집객 파워'도 뛰어나다. 프랑스 거리를 옮겨놓은 듯한 외관의 판교신도시 아브뉴프랑은 주말 유동인구만 2만명이 넘는다. MI컨설팅 배광수 대표는 "고객 체류시간, 재방문 등을 높일 수 있다는게 스트리형 상가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독특한 외관 때문에 사람들로 북적이면서 요즘 스트리형 상가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몸값도 오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가로수길 상가 몸값은 최근 5년 새 17% 올랐다. 같은 기간 강남역 주변 상가 가격은 11% 상승률에 그쳤다. 임대료 역시 일반 상권보다 비싼 편이다. 분당 정자동 카페거리의 점포 평균 임대료는 서현역 주변 점포보다 50% 이상 비싸다.

선별 투자 필요

스트리트형 상권은 앞으로 더 늘어날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구리 갈매지구, 수원 광교신도시 등에서 스트리트 몰이 잇따라 들어서기 때문이다. 현대산업개발은 갈매지구 주상복합 단지상업시설인 아이파크 애비뉴를 8월 분양한다. 189개 점포를 웨스트존, 센트럴존, 이스트존 등 3개 구역으로 나눠 스트리트 형태로 배치할 예정이다. 현대건설도 광교신도시에서 오픈 스트리트형 테라스 상가인 힐스테이트 레이크 34개 점포를 분양한다.

MI컨설팅 배광수 대표는 "같은 상가라도 입지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클 수 있어 고객의 동선 등을 꼼꼼히 따져본 후 선별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