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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옴부즈맨 코너] 노동부 장관의 개혁론, 노사 입장도 함께 다뤘어야

중앙일보

입력

지난주 1면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터뷰가 차지했다. 이 장관은 “노동계보다 경영계의 양보가 더 필요하고 노조측도 노사정위에 복귀해 대화해야 한다"고 했지만, 실현 가능성에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과연 경영계가 큰 양보를 할까, 또 노조측은 어떤 자기희생을 보여줄까. 노동개혁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이 장관 인터뷰의 취지에는 공감하나 노사의 입장도 함께 전달해주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4면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분석한 기사와 담화 내용의 ‘경제적 효과’를 다룬 조준모 교수의 기고가 함께 실렸다. 의미 있는 시도였으나 가독성의 문제가 느껴졌다. 중앙SUNDAY를 읽다 보면 간혹 대학교수들의 논문을 읽는 듯한 느낌이다. 기사는 독자에게 의미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5면에선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인 선거제도 개편, 특히 여권이 주장하는 완전개방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와 야권이 제시한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을 다뤘다. “현행 제도, 대표성 약하고 안정성 낮아 개혁 바람직”하다는 제목은 핵심을 짚었다. Q&A 형식의 구성도 재미있었고, 쟁점별 여야간 입장 차이도 잘 정리돼 있었다. 특히 기사 말미의 오픈프라이머리의 문제점을 짚은 부분에 공감한다.

롯데 사태 기사(6,7면)도 주의깊게 읽었다. 특히 7면의 ‘소비자들, 추한 싸움에 역겨움…롯데 ‘신장개업’ 각오해야’의 내용과 주장에 공감한다.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사건이나 이번 롯데 사태, 그리고 몇 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달궜던 신한은행의 분쟁처럼 내부 갈등이나 추문은 기업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라도 기업들 스스로 선진화의 길을 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준 기사였다.

가장 눈길을 끈 기사는 8면의 가나야마 마사히데 스토리였다. 한국땅에 잠든 전 주한 일본대사의 일생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우경화 행보 속에 한일 관계가 경색돼 있는 시점에 많은 시사점을 준 기사였다. 일본의 지한파는 과거에 비해 많이 줄었고, 한국에서도 일본통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가나야마 같은 지한파가 많이 나와야 발전적인 한일관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호스피스 병동의 하루를 다룬 '평화로운 환자·보호자…웃음이 피어나는 마지막 병실’은 시의적절하면서도 짧은 지면이 아쉬운 기사였다. 경제면에선 이종린 에이스 그룹 대표 인터뷰가 눈에 들어왔다. 청년 실업이 심각한 상황에서 어떤 진로를 개척해야 하는지에 대한 시사점을 담고 있었다.

S매거진은 요즘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듯하다. 패션 기사가 많아졌고, 아이돌 공연도 다루는가 하면, 사진이 화려해졌다. 그런데 왠지 기존의 남성잡지 느낌이 나는 듯해, 오랫동안 S매거진에 익숙한 눈엔 다소 어색해 보였다. 중앙SUNDAY만의 고품격 예술 기사를 많이 보고 싶다면, 나만의 변덕일까.

정호빈

#이기권 #노동개혁 #호스피스 #가나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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