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베를루스코니 ‘아방궁’ 매물로 나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7면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가 호화파티를 벌였던 별장 ‘빌라 세르토사’ 내부. [AP=뉴시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가 토플리스 모델들과 일명 붕가붕가 섹스 파티를 즐겼던 장소로 유명한 여름 별장을 매물로 내놓았다. 호가가 4억9600유로(약 6346억원)다.

 ‘빌라 세르토사’로 불리는 이 별장은 이탈리아 서부 사르데냐 섬의 유명 해변인 코스타 스메랄다에 있다. 일단 방만 68개다. 정원도 68에이커(27만5186㎡)에 달한다. 수영장 6개에 야외 원형극장도 갖췄다. 인공 화산도 있다. 곳곳에 멕시코 선인장이 자란다. 제임스 본드 영화에 나옴직한 해변에서 직접 연결된 지하동굴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모습을 담은 모자이크 장식이 있는 수영장도 있다. 이탈리아 언론들이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도 빛을 잃을 정도로 빌라 세르토사엔 천박한 장대함이 있다”고 한 이유다.

 포브스가 2015년 베를루스코니를 세계에서 141번째 부자로 분류할 정도로 부유한데다 10년 가까이 이탈리아 총리를 지내다 보니 방문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부부, 그리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도 이 별장의 손님이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2012년에도 별장을 매각하려 했다고 한다. 당시 호가는 4억6000만 유로(5758억원)였는데, 3년 만에 9.7% 오른 셈이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의 왕가와 거래 타진 중이라고 한다.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인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무함마드 빈 나예프 사우디 왕세제에게 5시간 동안 별장 투어를 해줬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사우디 왕가는 이 별장을 살 여력이 되는 몇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라며 “대규모 수행단이 머물 수 있고 베를루스코니가 총리로 있던 당시 보안시설이 대폭 보강된 걸 마음에 들어하는 듯 하다”고 보도했다. 살만 사우디 국왕은 지난달 말 3주를 예정하고 프랑스의 남동부 리비에라 해변의 별장을 찾았다가 현지 주민들의 반대에 열흘만에 떠나야했다. 안전을 우려, 해변이 폐쇄된데다 그의 별장과 해변을 잇는 임시 엘리베이터가 설치됐기 때문이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