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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과 변신의 삼성화재배, 올해엔 어떤 명승부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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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왼쪽부터 올해 와일드카드를 받은 이창호 9단, 지난해 준우승한 탕웨이싱 9단, 지난해 우승한 김지석 9단. 김지석과 탕웨이싱은 본선에 직행했다. [중앙포토]

출범 20주년을 맞은 ‘별들의 전쟁’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가 지난 1일 통합예선전을 시작으로 5개월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5일에는 치열한 예선 관문을 뚫은 32명의 본선 진출자가 확정됐다. 이들 가운데 우승 상금 3억원을 차지할 최종 승자는 누구일까.

 ◆본선 진출자 확정=1~5일 서울 마장로 한국기원에서 열린 통합 예선에는 총 308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 중 19명이 본선 무대 진출을 확정지었다. 일반조에서는 최철한 9단, 변상일 4단, 신민준 3단 등 14명이 혈투 끝에 본선 무대를 밟았다. 여자조에서는 최정·위즈잉 5단, 시니어조에서는 유창혁·서봉수 9단이 예선 무대를 통과했다. 바둑 강국인 한국·중국·일본·대만을 제외한 아시아 및 유럽·미주·아프리카 등에서 12명의 기사가 참가해 별도의 예선전을 치른 월드조에서는 미국의 벤저민 록하드 아마 7단이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이들은 시드 12명, 와일드카드 1명과 함께 본선 32강을 치를 예정이다. 시드를 받은 기사는 지난 대회 4강 진출자 4명(김지석·탕웨이싱·박정환·스웨 9단)과 국가 시드를 받은 8명(한국의 이세돌·박영훈·목진석 9단과 나현 6단, 중국의 커제·구리 9단,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 9단과 이다 아쓰시 8단)이다. 와일드카드는 2, 3, 4회 대회에서 연속 우승한 이창호 9단이 받았다.

 이로써 본선 진출자는 한국 15명, 중국 11명, 일본 3명, 대만 2명, 미국 1명. 지난해 한국 11명, 중국 16명이 본선에 진출했던 것과 비교하면 좋은 성적이다. 박영훈 9단은 “요즘 한국 신예 기사들이 중국 기사들을 상대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 본선에서도 잘 버텨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박정환·김지석·이세돌 9단 같은 최정상급 기사도 포진해 있어 삼성화재배 전망이 밝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간 한국은 통산 12차례 정상에 올라 최다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뒤를 이어 중국이 5차례, 일본은 2차례 우승했다. 지난해 대회에서는 김지석 9단이 중국의 탕웨이싱 9단을 2대 0으로 물리치고 세계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변화와 혁신의 기전=삼성화재배는 지난 19년 동안 ‘변화와 혁신의 기전’이라는 명성을 얻으며 바둑대회의 새로운 장을 개척해 왔다. 세계대회 최초의 전면 오픈제·와일드카드·더블 일리미네이션 도입, 여자조·시니어조·월드조 신설, 중식시간 폐지 등은 삼성화재배가 선도적으로 시행한 굵직한 족적들이다.

 특히 최초로 아마추어에게도 문호를 개방한 ‘오픈제’는 파격이었다. 지금이야 여러 기전에서 오픈전이 대세지만 당시는 아마추어가 세계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할 일. 박치문 한국기원 부총재는 “삼성화재배는 바둑 실력만 있다면 누구나 세계대회의 문을 두드릴 수 있도록 최초로 창구를 개방했다는 면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며 “그간 지나치게 높았던 아마추어 바둑과 프로 바둑 간 장벽을 허물었다는 면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배는 기전 운영도 특별했다. 32강에 더블 일리미네이션(2승이면 상위 라운드 진출, 2패면 탈락)을 도입해 강자의 탈락을 최소화했다. 이 제도는 토너먼트형 기전의 단점이라 할 수 있는 한 판 승부의 의외성을 줄이려는 시도였다. 또 기전 최초로 승부 흐름이 끊기는 시간을 없애기 위해 점심시간을 없애기도 했다. 이 밖에 원로 기사들이 예선전 없이 바로 본선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한 와일드 카드 도입, 여자조·시니어조 신설 등을 통해 이야깃거리가 풍성한 기전을 만들어왔다는 평이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1996년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으로 출범했다. 2009년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로 대회명을 바꿨으며 총 상금 규모 8억원, 우승상금 3억원으로 세계대회 중 최대 규모다. KBS·중앙일보 공동 주최, 삼성화재해상보험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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